임현진(계곡면 태인마을)

 
 

계곡면 노인 일자리 회원 29명은 오전 7시 30분까지 면사무소 등나무 아래 모여서 5개 조별로 담당 구역으로 이동한다. 등나무 밑의 의자를 양보하면서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가정에서의 즐거운 얘기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얘기꽃을 피운다. 아들, 손자·손녀, 며느리 자랑은 반드시 하고 넘어간다.

한 달에 10일간의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면 27만원을 받는다. 모두에게 소중한 금액이면서 쓰임새도 다양하지만 손자·손녀에게 용돈 주는 재미가 가장 좋다고 하신다.

노인 일자리가 꼭 필요하신 분도 많다. 5조 조장인 김애자 할머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승용차를 직접 운전하시면서 조원들의 출퇴근을 적극 도와주신다. 2조 조장인 김장용 씨는 조원 수가 많아 승용차 정원 초과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두 차례 나눠 아침 일찍부터 조원들을 작업 구간까지 이동시켜주신다.

특히 이욱재 씨는 교직 정년 후 노인 일자리 운영에 남다른 봉사를 하고 계신다. 오전 7시에 출근해 노인 일자리 회원들의 건강을 살피며 시원한 물 한 병이라도 일일이 나눠주시고 안전한 하루가 될 것을 수십 번 당부하신다. 좋은 일자리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출발 전에 꼭 구호를 외치라고 하신다. "계곡면 노인 일자리 파이팅, 오늘도 안전하게 파이팅, 오늘도 즐겁게 파이팅!" 이런 세 가지의 구호는 우리에게 용기를 안겨주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

면사무소 희망돌봄팀 직원들의 친절하고 다정한 업무처리 능력과 노인들을 위한 빈틈없는 편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고맙기도 하고 저절로 칭찬과 자랑을 하고 싶어진다. 

희망돌봄팀의 친절한 한 분을 소개하고 싶다. 우리 가운데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행정용어와 변동사항을 모르는 분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현석 직원은 개인별로 해당되는 조건을 숙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하여 도움이 되도록 행정 처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진정한 봉사정신으로 쓰레기를 수거한다. 쓰레기는 환경 오염의 주범이다. 태어나서 영원히 죽지 않는 플라스틱. 페트병 3개면 와이셔츠 한 벌이 나온단다. 한국에서 5000㎞ 떨어진 태평양 물고기 배 속에서도 발견된다는 한국산 가스라이터 등등. 이는 우리가 너무나 함부로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 노인들은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하나도 남김없이 분리 수거한다. 이게 가치 있고 유용하게 재활용되어 값비싼 일용품으로 재탄생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필리핀까지 수출된 쓰레기가 다시 쫓겨오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건너 볼 수 있는 광장 배수로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이유가 청소부의 일감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절대 그럴 수 없다. 계곡면 도로 주변은 항상 깨끗해서 자랑스럽다.

29명의 노인 일자리 회원은 이른 아침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 오늘도 팀별로 일터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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