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논에 인분 등 생활하수 쏟아져
농작물에 큰 피해… 시설 이전 요구
군 "이전은 어렵고 개선방안 강구"

▲ 역류된 생활하수 등이 인근 논에 들어가 벼가 타들어 가고 있다.
▲ 역류된 생활하수 등이 인근 논에 들어가 벼가 타들어 가고 있다.

삼산 구림 공공하수처리시설로 유입되는 오수관이 많은 비가 내릴 때마다 역류하면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오수관이 역류하면 인분까지 도로로 쏟아져 나오고 인근 논에 오수가 유입돼 벼가 타들어가는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발생하는 악취도 심하다며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구림 공공하수처리시설은 삼산면 대흥사 일원을 비롯해 구림리와 용정리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 등 오수를 정화해 방류하기 위해 지난 2004년 용전리 350㎡ 부지에 건립됐다. 처리구역면적은 2000㎡로 1일 470톤까지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비가 오면 빗물이 오수관에 유입되다 보니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처리용량을 넘어서 맨홀 등에서 역류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하수처리시설 바로 옆 농경지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A 씨는 "로터리를 칠 때면 악취 때문에 코를 막아야 작업할 수 있을 정도"라며 "비만 오면 맨홀에서 역류한 똥물이 논에 들어와 벼가 타들어 가는 피해를 입고 수확을 해도 팔 곳이 없다"고 말했다.

수년 전에는 공공하수처리시설 벽면이 논으로 떨어지는 피해도 입었다는 것.

용전마을에 거주 중인 B 씨는 "지난 주 집중호우 때에도 역류현상으로 맨홀에서 나온 인분이 도로로 쏟아졌다"며 "매년 비만 오면 역류가 발생해 민원을 넣고 있는데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공하수처리시설이 마을과 너무 가까운 곳에 있어 자녀와 손자, 손녀들이 집에 올 때마다 악취 때문에 인상을 찌푸려 마음 아프고 주민들도 십수년간 악취에 고통받고 있다"며 "인근 산 너머로 이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오수관에 빗물이 유입되는 것은 부실공사가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구림 공공하수처리시설 건너편은 해남군이 추진 중인 제2스포츠타운 부지로 하수 역류와 악취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반면 해남군상하수도사업소는 많은 비가 오면 일부 주민들이 주택과 도로 등의 침수를 막기 위해 맨홀 뚜껑을 열어놓다 보니 이곳을 통해 불명수가 유입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불명수는 빗물, 지하수 등 알 수 없는 물이 오수와 함께 공공하수처리시설로 유입되는 물이다.

군 관계자는 "역류로 피해를 입는 농경지 소유자와 만나 보상 등을 협의하겠다"며 "하지만 공공하수처리시설이 건립된 지 20년도 되지 않아 이전은 사실상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근 땅을 매입해 배수로를 정비하고 불명수가 공공하수처리시설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개선사업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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