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식(마산초 용전분교 교사)

 
 

해마다 음악 시간에 학생들이 적극적이지 않음을 느낀다. 예전에는 고학년에서 그런 것을 느끼기는 했지만, 요즘은 "저요, 저요" 하며 서로 손을 들던 저학년 학생들도 줄어들었다. 수업! '한 편의 종합 예술'이라는 말이 좋았고, 예술 한 편 만들어 보려고 애도 많이 썼는데 내 역량 부족과 눈에 보이는 성과를 따지는 분위기가 강한 현실에서 수업하는 것이 벅찰 때도 있다. 여기서 '즐거운 음악 수업', '좋은 수업의 조건들'을 깊이 이야기하고 방법들을 나누자고 하지는 않겠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서로 배우는 좋은 수업의 조건으로 '교육적 의미가 있는 학습경험'을 제공하려는 교사의 노력이 가장 중요함을 필자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노래 부르는 것도, 악기연주도 싫으면 무엇을 하면 좋겠냐는 내 물음에 '유튜브'에서 음악이나 듣자고 해 지금은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니 다음 시간에는 너희들이 '유튜브'에서 들려줄 노래를 준비하고 나도 들려줄 곡 하나 준비해서 서로 듣고 이야기하는 수업을 하고 오늘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 너희들은 몰랐던 음악가 이야기를 해주겠다며 거짓 이야기를 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부탁한다. 너무 가볍고 장난처럼 생각되어도 즐거운 음악 수업을 하고 싶은 교사의 고육지책으로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옛날 조선 시대 세종대왕 때는 조선 음악을 배우고 싶어서 외국에서 유학을 왔데. 외국 음악가 중에서 하이든이라는 음악가는 어떻게 해서 이름이 하이든이냐 하면 우리 반 000 같이 뺀질뺀질한 학생이었데. 그래서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분위기를 망치는 거야. 하이든이 뺀질뺀질할 때마다 박연이라는 음악선생님이 '하여튼 저놈은. 하여튼 저놈은' 해서 이름이 '하이든'이 되었데. 또 있어. 모차르트 알지. 모차르트는 호흡이 너무 짧은 학생이었어. 아마 담배를 피웠을지도 몰라. 그래서 노래하거나 악기연주를 할 때 그 길이만큼 못하고 6박자면 5박자까지만, 12박자면 11박자까지만 하고 노래나 연주를 멈춰 버리는 거야. 그래서 음악선생님이 '모자란다. 박자가 모자란다' 그래서 '모차르트'가 된 거야. 또 있어. 슈베르트 알지. 슈베르트는 조금 소심한 학생이었어.

그래서 발표학습을 하면 막 떨리고 자신감이 없었는가 봐. 발표하고 나면 꼭 '휴! 배러브렀다. 휴! 배러브렀다.' 하다 보니 이름이 '슈베르트'가 된 거야. 재미있지? 또 있어. 차이코프스키 알아? 차이코프스키는 추운 나라에서 감기에 시달리다 조금 따뜻하다는 조선으로 유학을 왔는데 감기가 빨리 낫지를 않아 언제나 감기를 달고 다녔데. 졸업할 무렵에 세종대왕 앞에서 발표회를 하기로 하고 마차를 타고 궁궐로 가는데 자꾸 마차 바닥에 코를 탱, 탱 푸는 거야. 그래서 학생들이 '차에 코푼새끼, 차에 코푼새끼.'하다 보니 이름이 '차이코프스키'가 된 거야.

학생들은 완전히 속아 한두 명이 '진짜여요?, 진짜여요?' 하며 묻는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여러분이 찾아봐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하며 음악 수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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