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미(전남대 교수)

 
 

지구가 이상해요, 마을이 사라졌어요, 일주일 사이 700여 명이 돌연사했어요.

지난 6월 25일부터 시작한 폭염이 지구촌 북반구를 강타하면서 연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문구들이다.

50도가 넘는 여름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에어컨이 필요 없을 만큼 온화한 여름을 맞던 캐나다 서부에 사상 최고 기온으로 마을을 통째로 집어삼킨 산불과 살인적인 폭염이 덮친 것이다.

인도 북서부에서도 수천만 명이 폭염으로 신음하고, 이라크 바그다드 등 여러 곳에서는 지난 7월 1일 50도를 넘는 더위로 곳곳에 전기가 끊기고 학교들이 휴교에 들어갔다.

양식장의 조개가 요리한 듯 입을 벌리고 폐사했고, 북극권도 기온 관측 사상 최고인 38도였으니 얼음이 줄줄 녹아내릴 온도이다.

영국 왕립기상학회는 이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고, 과학자들도 이러한 이상변화의 재앙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이다.

'소 방귀세'를 들어보았는가?

실제로 유럽의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에서는 소를 키우는 사육 농가에 대해 '소 방귀세'를 부과하고 있고, 덴마크 역시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소가 음식물을 소화할 때 메탄가스를 발생시키는데 이산화탄소보다 절대량은 적지만 온실효과가 20배 정도 강력하여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소의 방귀까지 신경 써야 한다니 조금 우습게 들리겠지만, 몇 년 전부터 세계적인 낙농 국가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은 현재 지구가 소 방귀에도 책임을 물을 만큼 온난화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왜 ESG에 주목하는 것일까요?

ESG는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앞 글자를 딴 약자이다. 투명한 경영, 사회와의 동반 성장, 환경친화적 비즈니스 모델 등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가치에 대한 인식이 중요해지면서, 지금의 시대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지역마다 시대마다 중요 우선순위가 달라 하나의 이슈가 나오기는 어렵지만 기업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중 본인들이 강점을 보일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할 것이다.

하지만 환경, 특히 기후변화에 관심을 더 둔다면 기업의 가치상승은 물론 글로벌 탄소중립에 이바지하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ESG가 지속가능한 경영전략일 수밖에 없듯이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또한 필환경 시대를 공감하고 있다. 그저 실천하면 좋은 행동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기업의 역할과 능력이었던 이익의 추구와 이윤의 극대화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인간과 사회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새로운 정의로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업주가 소비자에 의해 심판을 받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온열환자와 사망자로 북미 서부지역 병원의 의료체계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면서, 코로나19의 최악 때도 이런 적이 없었다는 방송 인터뷰를 접하면서 기업 간, 소비자 간, 기업과 소비자 간의 협력과 공조를 생각해 본다.

환경 보호 및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비자들이 친환경적인 책임 있는 소비생활을 실천할 뿐만 아니라 환경 감시인으로서, 때로는 기업을 지키는 서포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할 최대의 유산이 건강한 지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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