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3개 학교 모두 1명만 지원
인사 비리 막고 인재 발굴 퇴색
평교사·외부인 참여 확대 필요

교장공모제가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해남교육지원청과 전남도교육청은 오는 9월 1일자 인사와 관련해 현재 옥천초등학교와 해남고등학교, 해남공업고등학교를 대상으로 교장공모제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세 학교 모두 지원자가 한 명 뿐이어서 지난달 24일 1차 학교 자체 심사는 물론 1일 실시된 교육지원청과 교육청의 2차 심사에서도 비교 대상 없이 1명을 두고 적격심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옥천초는 당초 2명이 서류를 냈다가 1차 심사 전에 한 명이 포기했고, 해남고와 해남공고는 재공고까지 실시했지만 각각 1명만이 지원했을 뿐이다.

이는 해남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인사 비리를 막고 연공서열식 인사구조를 없애 참신한 인재를 교장으로 선발한다는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장공모제는 해마다 정년퇴임이나 임기 만료 등으로 교장 결원이 발생한 학교 가운데 최대 3분의 2 범위에서 시행된다. 교장 자격증 소지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초빙형과 15년 이상의 교육경력이나 교장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하는 내부형, 그리고 교육 관련기관 또는 단체 3년 이상 경력자를 대상으로 하는 개방형으로 나뉜다.

그러나 해남 3곳을 비롯해 대부분 학교들이 초빙형을 택하거나 내부형을 택하더라도 교장 자격증 소지자로 아예 제한을 해 지원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제한적 공모는 편법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교장은 8년 중임제로 교장이 되면 8년 까지 임기가 가능한데 공모교장은 8년 중임제에서 제외돼 교장생활을 더 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일찍 교장이 된 사람들의 자리 만들어주기 통로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교장공모제에 응모하려면 자기소개소와 학교경영계획서를 제출해 두 차례 심사를 받아야 하고 공모교장이 되고 나서는 중간에 평가를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고 실적위주의 교육활동에 주력해야 하는 것도 지원율 하락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평교사나 외부 전문가들이 교장 공모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이 요구되고 있으며 전교조에서는 현재 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총장선출제처럼 교육구성원들이 교장을 선출하는 교장선출보직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교조 해남지회 조원천 지회장은 "교장선출보직제는 교장이라는 보직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보직으로 주어지고 임기 동안 교장 역할을 수행하고 임기를 마친 뒤 다시 평교사로 돌아오는 제도를 말한다"며 "구성원들의 민주적 의사에 의해 교장을 뽑고 학교 운영도 더욱 민주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제도 도입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