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정(삼산면, 아세아문예 등단)

 
 

하잘것 없이
고천암뜰에 서있네

한줄기 바람은 
어디로 가는지
갈 수 없어 이 길위에 서 있으란 건지
들녘 바람만 스치네

지친 구름
추녀 끝에 앉아
택백이 잔이나 보는데

읍내 저쪽으로 가는 이들
흔들리는 저녁을 껴안고
으스름히 지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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