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의 홍수 속에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극단적인 대립의 시대를 살고 있다. 비록 서로에게 총칼을 겨누진 않았지만, 상대를 부정하고 말살시키려는 극도의 분노에 빠져 있다. 과연 이렇게 흘러가다가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지난주 인터넷 포털 메인에 흥미로운 기사가 떴다. '광주 자영업자의 분노, 강남좌파가 서민 생태계 파괴'. 광주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는 사장이 한 토론회에서 발표한 내용으로 구구절절한 정책 비판과 함께 현 정권은 서민의 삶을 하나도 모르는 패션 좌파 정권이라고 마무리한다.

얼마 후 흥미롭게도 반박글이 떴다. 최저시급 인상에 대해선 고용주가 아닌 고용자의 입장을, IMF 직후 사회 변화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주장은 경제 양극화로 참혹했던 사건을 나열하며 의식의 존재를 배반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오래된 보수신문은 선동의 기술이 뛰어나다. 지지층에서 좋은 스피커를 하나 고르고 메시지를 던지게 한 다음 대중의 불만사항을 나열하면서 이게 누구 탓일까로 마무리한다.

카페 운영자는 최근 모임 공동대표를 내려놓았는데, 카페를 찾아와 욕설을 늘어놓거나 계속되는 항의 전화로 힘들다고 한다. 반박글을 썼던 교사의 학교도 마찬가지다. 한 자영업자의 고충이 좋은 먹잇감이 되고 대중이 반으로 갈려 집단 공격하는 꼴이다.

백신 1차 접종을 하고 2차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가끔 백신 부작용 사례만 골라 대서특필하는 기사에 집착하는 사람을 본다.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걸 정권 반대 의도로 선동하면 안 된다. 선동은 흉악 범죄다. 하지만 선동에 빠져 잘못된 선택을 하는 대중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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