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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관 오픈을 바라보며
양동원 편집국장  |  dwyang9@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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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6.29  09: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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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를 찾으면 경내로 들어서기에 앞서 피안교 아래 유선관을 먼저 만난다. 천년고찰 대흥사와 100년이 넘는 역사의 전통 한옥여관 유선관은 불교에서 일컫는 인연(因緣)으로 맺어진 듯하다.

크게 흥한다는 뜻의 대흥사(大興寺)는 근대 이전까지 대둔사(大芚寺)로 불리었다. 대흥사 창건에 대해 여러 설이 있지만 경내 삼층석탑의 제작 연대로 미루어 늦게 잡아도 통일신라 말 이전으로 추정된다. 통일신라를 이은 고려가 918년 세워졌기에 대흥사는 1000년 이상의 세월을 간직한 천년고찰이라고 한다.

대흥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로 해남 미황사·도솔암·은적사·도장사를 비롯 영암 도갑사, 강진 백련사·무위사, 진도 쌍계사·향적사, 목포 약사사, 광주 향림사 등 45개의 말사를 관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서산대사를 기리는 유교형식의 사당(祠堂)인 표충사, 다승(茶僧) 초의선사가 기거했던 일지암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1978년 8개월 정도 머물면서 사법시험을 준비했던 인연이 있다.

대흥사가 수도승이나 신도의 객사로 사용하기 위해 1914년 지은 건물이 바로 유선관이다. 신선이 노닌다는 의미의 유선관(遊仙館)은 1960년 후반 민간인이 인수해 여관 영업을 하다가 운영이 힘들어지자 대흥사가 문화재로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다시 사들였다. 이후 민간인에게 운영권을 넘겼으나 2000년대 들어서 자연환경보전지구에 포함되면서 상업행위가 금지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유선관이 1년 이상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 오는 7월 1일 다시 문을 연다. 해남 출신으로 서울에서 사업을 하는 한동인(61) 씨가 운영권을 받아 1년 가까운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오픈을 눈앞에 둔 것이다. 소유주인 대흥사 측은 유선관을 직영하거나 템플스테이 등의 활용방안을 두고 고민했으나 여의치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결국 위탁운영할 적임자 물색에 나서 지난해 한 씨와 임대차 계약을 하기에 이르렀다.

유선관은 그동안 한옥 형태의 외관을 제외하고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를 했다. 새로운 모습의 유선관은 8개의 방 가운데 2개는 투숙객의 휴식공간인 사랑방과 직원용으로 사용하고 6개가 숙박용이다. 객실 이름은 해남이나 대흥사와 인연이 있는 인물로 지어졌다. 고산(윤선도), 원교(이광사), 초의(초의선사), 다산(정약용), 추사(김정희), 휴정(서산대사) 등이다. 고급스런 스파 등 부대시설을 갖췄다. 최고의 한옥호텔과 서비스를 지향하며 숙박료도 20만~35만원으로 다소 비싸게 책정됐다.

유선관은 장군의 아들, 서편제, 천년학 등 10여 편의 영화 촬영지가 되었고, 2008년 당시 인기 TV 프로그램인 '1박 2일' 해남편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후 '유선관 신드롬'이 생기면서 하루 수천 명의 관광객이 해남을 찾아오는 등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젠 유선관이 그동안의 명성을 유지 발전시키고 해남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아가도록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위탁운영자는 물론이고 소유자인 대흥사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운영자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옥여관이라는 역사와 전통을 살려 나가면서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대흥사 측은 위탁운영 적임자를 찾느라 수개월 동안 수소문했다. 그런 만큼 예전처럼 뒷짐만 질 게 아니라 운영과정도 살펴보면서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유선관이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재개장하는 유선관이 옛 명성을 되찾고 새로운 역사도 만들어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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