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며 겨자 먹기'는 매워서 울면서도 겨자를 먹는다는 뜻으로, 싫은 일을 좋은 체하고 마지 못해 할 때 쓰는 말이다. 이 속담을 보면 농번기철 농민들이 떠오른다.

농민들은 현재 농촌의 인력난을 빗대 농민들이 '봉'이고 갑, 을도 아닌 '병'이라고 말한다. 나이 들어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일할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인건비를 지급하고 인력을 산다.

미등록 무허가 업체가 많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도 일어난다. 한 농민은 1인당 하루에 10만원에 사람을 쓰기로 했는데 갑자기 업체가 13만원을 달라고 하기도 하고, 10명을 보내주기로 했는데 몇 명이 아프고 다른 일이 있어서 7명밖에 못 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인건비를 더 주는 쪽으로 이른바 인부를 빼돌렸기 때문이다. 계약서도 없고 당장 하루 일을 못하게 되니 무허가 업체 측이 하자는 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일부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설렁설렁 일을 하다 보니 열심히 해달라는 차원에서 팁처럼 개인당 1만원을 더 주는데 오히려 이게 관행이 되고 요구사항이 돼버려 인건비가 더 늘어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 농민은 그래도 무허가 업체에 대한 단속은 미뤘으면 한다고 말한다. 이들 업체라도 있으니 그나마 인력을 구하지, 단속하면 당장 인력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서라고 말한다.

농민들은 외국인 근로자를 더 많이 데려오고 체류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농번기에 임금 상한제를 둬야 한다고 말한다. 또 실직자 등 도시인들을 농촌 일손 돕기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 정비와 지원도 요구하고 있다.

울며 겨자 먹기가 언제쯤 끝날지 농민들은 오늘도 한숨 섞인 하소연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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