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주변에 제거제 뿌리고 "지켜보자"
모내기용 물대기 나선 농민 가슴만 타들어가
매년 되풀이… 원인 조사와 사전 대응책 절실

▲ 녹조가 발생한 화원2저수지. 비가 내린 이후인 27일에도 초록색 페인트처럼 보이는 녹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 녹조가 발생한 화원2저수지. 비가 내린 이후인 27일에도 초록색 페인트처럼 보이는 녹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농업용수로 쓰고 있는 화원면 산호리 화원2저수지에서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는데도 당국이 소극적 대응에 나서면서 농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화원2저수지에는 이번 주 들어 저수지 물이 초록색 페인트를 뒤집어쓴 모양으로 녹조가 발생했고 일부는 파래와 감태 모양처럼 이끼가 두꺼운 층을 형성하는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그러나 이 저수지를 소유하고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는 녹조발생 소식을 접한 이후 지난 26일 녹조 제거제 47포를 저수지에 뿌리는 임시대책에 나섰다.

배도 구하지 못해 저수지 가장자리를 중심으로 뿌렸고 일단 사태 추이를 지켜본 뒤 악화되면 다음 주 배를 구해 저수지 전체에 녹조 제거제를 뿌리고 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에 원인 분석과 함께 수질 검사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이 저수지 물을 이용해 모내기용이나 밭에 물대기를 하는 농민들은 당국이 신속하게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함에도 전문성도 떨어지고 임시방편책으로 일관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녹조에 독소물질이 들어있을 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질 검사마저 미루고 있어 혹시라도 더 나빠져 농업용수로 쓰지 못하게 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돌아갈 처지이다.

농민들은 "당장 필요해 어쩔 수 없이 녹조가 발생한 저수지 물로 물대기를 하고 있는데 농경지와 농작물에 영향이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며 "다른 지역은 발생 전에 대비하기 위해 뿌리고 있는 녹조 제거제를 발생하고 나서 뿌리고 있고, 그마저도 사태를 더 지켜보자는 느긋함에 농민들 가슴만 타들어 간다"고 하소연했다.

녹조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화원면 신덕리 저수지에서 녹조가 발생했다. 이 저수지는 이미 수십억 원을 들여 인공습지나 준설공사 등 수질개선사업을 진행했는데 무색하게도 이후 녹조가 발생해 농업용수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국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 측은 "최근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고 저수지 주변에 농경지가 많아 여기서 비료 등이 저수지 물로 유입돼 녹조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비가 예보돼 있고 전문 인력이 없어 일단 사태를 지켜본 뒤 지역본부나 관련 기관에 협조 요청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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