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남군-직업소개소 대표 간담회
소개소 "숙소·인건비 일부 지원 필요"
군 "미등록 양성화·협의체 활동 강화"

코로나19 장기화로 농촌 인력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수가 크게 줄면서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책 마련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해남군은 협의체 활동 강화 및 미등록 업체 양성화, 직업소개소는 인건비 등 실질적인 지원을 요구했다.

해남군은 지난 18일 문화예술회관 다목적실에서 등록 직업소개소 대표 20여 명과 간담회를 갖고 농촌 인력 문제에 대해 토론했다. 해남에는 정식으로 등록된 직업소개소가 56개소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해남읍에 33개소로 가장 많으며 황산면 8개소, 문내면과 화원면 각각 3개소, 송지면과 산이면 각각 2개소, 화산·현산·북평·북일·옥천면에 1개소씩 운영 중이다.

등록 직업소개소 외에 미등록 직업알선행위를 하는 곳은 50개소로 추정되며 군은 읍·면사무소를 통해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농번기에는 전국적으로 농작업의 흐름에 따라 활동하는 근로자들과 이를 알선하는 사람도 많아 그 수를 파악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해남에는 등록된 외국인이 984명으로, 미등록 외국인을 포함해 1972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용허가제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은 28개소로 141명이 일하고 있다. 농번기의 경우 타지에서 유입되는 외국인 근로자까지 포함하면 3000명 이상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군은 자체조사를 통해 매년 농번기에는 비수기보다 20% 이상 인건비가 상승하고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들의 입국이 원활하지 않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며, 미등록 직업알선행위자가 높은 인건비를 제시한 농가에 인력을 우선 투입하면서 과도한 직업소개료가 농촌 현장의 인건비 상승 요인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직업소개소 대표들도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일할 사람이 줄어들어 일자리를 알선해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건비가 오르는 것이 직업소개소 때문이라는 눈총을 받기 때문이다.

직업소개소 A 소장은 "봄철 농번기에는 공공근로가 함께 진행되면서 내국인은 힘든 농작업보다 공공근로에 나가고 직업소개소를 찾는 외국인도 크게 줄었다"며 "농민들이 인건비가 오르면 직업소개소가 인건비를 높게 책정하는 것이라며 비난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업소개소는 기본 인건비가 정해져 있고 작업에 따라 조정된다"며 "인건비 상승은 농작업이 집중되는 특성상 농가에서 웃돈을 주며 미등록 업체를 통해 인력을 구하면서 인건비가 점차 오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숙식을 제공하면서 인력을 제공하는 일부 미등록 업체의 경우 작업 현장까지 이동하는 것과 숙식비용 등이 인건비에 포함되는 경우가 있어 직업소개소보다 금액이 높고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돈은 줄어든다.

농가의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일자리 알선의 양성화를 위해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가 국내로 들어올 때 필요한 자가격리를 할 수 있는 장소와 생활하면서 지낼 수 있는 숙소를 마련해 상시 활동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군은 등록 직업소개소 협의회가 조직돼 인건비·알선 수수료 협의, 미등록 직업알선행위자 등록 유도 및 고발 등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고창군의 사례를 들며 관내 직업소개소와 함께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인력난 해소에 힘을 모으고 미등록 직업알선행위자의 양성화와 단속 등에 나서면서 중앙부처에 제도개선 건의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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