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두 시인.
▲ 박병두 시인.

"역량 있는 젊은 작가들의 '창작의 산실' 만들겠다"

- 6개 한옥 글방 갖춰… 1~2년 후 본격 운영
이달 말 34회 대한민국예술문학대상도 수상

 

문학의 산실이 될 인송문학촌 토문재(吐文齋)가 해남 땅끝 송지에 들어선다. 박병두(57) 작가는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역량 있는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전통한옥 인송문학촌 건립에 착수해 다음달 12일 오후 2시 상량식을 갖는다.

황산 연호리 출신으로 산이에서 성장한 그는 고향에 애틋한 추억을 안고 있다. 유년기를 목포에서 성장했고, 청년기부터는 35년간 경기도 수원에서 생활했다. 한신대 문예창작학과, 아주대 국문학과를 거쳐 원광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85년 KBS TV문학관 극본작업을 하면서 문단에 이름을 올리고 22살에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30년간 공직에 몸담으면서도 시나리오, 문학평론, 영화평론 등의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써왔다. 그래서 시인이자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이기도 하다.

장편소설 '유리상자 속의 외출', 시집 '해남 가는 길', 에세이집 '흔들려도 당신의 꽃', 시산책집 '착한 사람을 보면 눈물이 난다' 등을 펴냈다. 고산문학상, 공무원문학상, 전태일문학상, 이육사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전국문인대표자 작가대회와 인문학 강좌를 통해 작가들의 작품을 질적으로 높이는 데 힘써왔다. 이런 노력으로 한국예총이 주관하는 제34회 대한민국예술문화대상을 받는다. 시상식은 오는 27일 서울 대한민국예술인센터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 땅끝에 문학촌을 건립하게 된 계기는.

"황산에서 태어났지만 타지에서 줄곧 생활했다. 지난해 3월 아버지 타계 이전에 해남을 자주 찾았다. 이전에 펴낸 장편소설 '인동초' '그림자밟기' '엄마의 등대'의 영화 시나리오 수정 작업을 땅끝순례문학관 백련재 문학의 집과 제주도, 강원도, 보길도에서 2년 가까이 했다. 그러면서 좋은 작가들을 찾아보고 그들에게 소금과 등불의 역할을 하고 싶었다. 지난해 한반도 땅끝이라는 상징성을 갖는 송지에 귀촌을 결정하고, 인문학 토양을 가꾸려는 마음을 가졌다."

- '인송'과 '토문재'는 무슨 뜻인지.

"인송(仁松)은 방송작가로 활동하던 당시 고(故) 만촌 선생이 '어질고 변함없는 사람' 의미로 불러준 아호이며, 토문재는 글을 토해내는 집이라는 뜻이다."

▲ 토문재 공사현장.
▲ 토문재 공사현장.

- 건립 중인 인송문학촌을 소개하면.

"대지 1300평에 27평, 59평의 본관과 별관(선방)의 단층 한옥건물로 지어진다. 7월 말이나 8월 초 완공 예정이다. 인송정, 가족도서관, 명상과 세미나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작가의 글 쓰는 공간인 6개의 방이 들어서게 된다. 문학촌은 1~2년 후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 발굴하고 싶은 작가는.

"문학은 왜, 무엇 때문에,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를 다룬다. 문학은 취미 삼아 하는 게 아니다. 현실적인 삶의 파고에 기회를 놓쳐 문학적인 역량을 갖추고도 자신만의 개성을 뿜어내지 못한 젊은 작가들이 많다. 문학촌이 작가들에게 조용하고 따뜻한 창작터가 되고, 치열하면서도 성실하게 글밭을 일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

- 문학촌 운영에 참여하는 작가는.

"운영위원장으로 황지우 시인이 맡아주셨다. 운영위원으로 곽효환, 김왕노, 김선태, 나기철, 문태준, 문효치, 손택수, 송소영, 오세영, 이건청, 이대흠, 이경철 최동호, 홍신선 시인, 최수철 소설가, 유성호, 박해현 문학평론가 등이 참여했다. 자문위원으로는 김경윤, 이지엽, 윤금초, 윤재걸, 임병호, 허형만 시인과 양승본 소설가, 김완규 해남예총 회장 등 주로 해남 출신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했다."

- 바람이 있다면.

"인문학의 길 찾기 여행은 먼 길이며 부담스럽지만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인문학은 자기성찰이고 어둠을 들여다보는 촉수이기도 하다. 배려와 나눔에 동행하며 사람 냄새를 물씬 풍기는 사람들에게 평온함을 안겨줄 수 있는 인송문학촌 토문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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