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밝은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지켜야 하는 약속이란 게 있다. 이를 우리는 기초질서라고 한다. 기초질서는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존립을 지켜내는 바탕이다. 이를 지켜나가는 데 큰 힘이 들지 않는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배려와 존중의 기본 정신이 요구된다.

기초질서 유형은 수없이 많다. 교통질서부터 쓰레기 무단투기, 음주소란, 새치기, 금연장소에서의 흡연 안 하기 등등. 코로나19에 따른 마스크 착용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기초질서의 하나이다. 기초질서를 어기면 경범죄 위반으로 법적 처벌도 받도록 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물질적인 측면에서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하지만 기초질서 부문에서 아직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례가 있다. 부산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배 안에는 비슷한 또래의 한국과 일본 어린이들이 수학여행을 떠나고 되돌아가는 상황이 있었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외국으로 떠난다는 흥분이 있겠지만 배 안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휴지도 아무데나 버리더란 것이다. 반면 일본 어린이들은 하나같이 조용하고 쓰레기통을 찾지 못하자 휴지를 계속 손에 들고 있었다는 것. 이런 대조되는 모습에 얼굴이 화끈거렸다는 이야기이다.

쓰레기 무단투기도 엄연한 기초질서 위반이다. 해남군이 깨끗한 해남 만들기 일환으로 쓰레기 불법투기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다. 군이 지목한 불법투기 유형은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를 비롯해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거나 올바르지 않은 분리수거, 배출시간 미준수 등이다. 10여 일간 29건의 무단투기를 적발해 과태료도 부과했다.

당근도 있다. 자원순환을 위해 분리수거한 재활용품에 대해 포인트를 적립해 해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있다.

주택가에 위치한 불법쓰레기 상습 투기장소에는 '양심을 버립니다'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눈에 띄곤 한다. 대부분 주변 주민이 내건 경고문구이다. 불법투기는 인근 주민뿐 아니라 그곳을 지나가는 행인에게도 피해를 준다.

개개인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의 구성원이다. 공동체 사회는 구성원 간에 도출된 합의가 지켜져야 유지된다. 쓰레기 불법투기의 피해는 고스란히 개개인의 몫으로 돌아간다. 비단 단속 때문만이 아닌, 다른 사람을 배려하려는 기본에 충실할 때 그 혜택은 모두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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