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일시장 활성화·관광객 유입해 지역 살리기 나서겠다"

주민자치회 의견 나온 뒤 2년 만에 출범
선거로 인한 분열 피하려 추대형식 선출
전국 최초로 마을 설명회 열어 관심 유도
귀촌인 정착 도움 위해 귀농귀어분과 설치

 
 

북일면 주민자치회가 지난 22일 14개 읍·면 가운데 처음으로 출범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합의추대 형식으로 선출된 신평호(60) 주민자치회장은 전북 고창 출신으로 초등 5학년부터 줄곧 서울에서 생활하다가 강진에 잠시 머문 뒤 지난 2017년 북일에 정착해 귀농 5년차를 일구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북일면 주민자치회가 창립하게 된 배경은.

"2019년 7월 2일 북일초등에서 주민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송림예술제에서 처음으로 얘기됐다. 송림예술제는 당초 학교 주관으로 매년 열리던 학예회 형식의 학생 발표회였다. 이런 행사를 1부는 학생들의 발표회, 2부는 주민이 다 함께 참여하는 공연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예술제에 참여한 주민 모두가 놀랄 만큼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그러자 주민들 사이에 북일을 위해 무언가 해보자는 말이 나왔고 자연스럽게 주민자치회에 대한 의견이 모아졌다."

- 2년 가까이 준비했는데.

"주민자치회에 대한 얘기가 나온 뒤 코로나19 여파로 모임 갖기가 어려워졌다. 이런 차에 지난해 11월 다시 시작해보자는 의견이 합쳐져 5개월 만에 출범하게 됐다."

- 출범 과정을 말한다면.

"우선 주민자치회장 선출은 투표를 지양하고 추대형식으로 이뤄졌다. 선거 과정에서 분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분열을 피하기 위해 이장단과 문화체육회가 앞장섰다. 이장단장이 이장들을 설득하고, 가장 큰 사회단체인 문화체육회의 회장이 적극 나섰다. 두 번째로는 자치회에 대한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지난 2월부터 10여 일간 매일 아침, 저녁으로 마을별로 홍보방송을 했다. 주민들 사이에 '자치회가 뭐지'라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이후 20개 마을을 돌며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가 당연하다고 여겼지만 해남은 물론 전국에서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 특징이 있다면.

"주민자치회가 지식인이나 공무원 출신, 명망가 중심에서 탈피하고자 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의 참여를 높이고자 했다. 자치위원 자격에 6시간의 교육 이수가 있는데 젊은 층 유도를 위해 우대조항을 넣었다. 남성 신청자 가운데 7명은 정위원이 되지 못했다. 나이 드신 분들이 투표나 발언권이 없는 예비위원을 자청했다. 양보를 하신 것이다. 그리고 5개 분과 가운데 북일의 농어촌 특성을 살린 귀농귀어분과가 있다. 이 분과는 귀촌 인구를 흡수하도록 노력하는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또 귀농귀어를 하신 분들의 재능을 살려 함께 나아가고,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전문적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 당장 추진할 계획은.

"우선 임시라도 컨테이너 사무실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번 주말인 5월 1일에는 자치위원들이 전국에서 모범사례로 꼽히는 전북 완주 고산면 주민자치회를 견학할 예정이다. 고산 주민자치회는 자체 법인을 만들고, 로컬푸드도 잘 운영하는 등 활성화되어 있다. 결연을 맺고 활발한 교류를 하고자 한다. 그곳에서 해남, 특히 북일의 특산물인 낙지와 부추 소개도 할 계획이다."

- 앞으로 사업 계획은.

"북일면의 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쇠락해가는 좌일시장 활성화나 폐교 위기에 몰린 학교 살리기의 '사과꽃 도서관', 관광객 유입을 위한 오소재 전망대 등 지역을 살리는 사업을 할 계획이다. 사람들이 뭉치고 활동을 높이기 위해 청년회 조직도 구성해야 한다."

- 어려움과 바람이 있다면.

"활동을 위해서는 일정한 경비가 소요된다. 그러나 당장 해결책이 없고 회비를 갹출하기도 어려워 고민이다. 임원 활동이나 전담 인력의 인건비 등 기본 경비 마련이 과제이다. 어느 정도의 경비는 주민들이 활발하게 참여하게 하는 추동이 되기 때문이다. 출범 과정에서도 시골 특징이긴 하지만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반목과 갈등의 정서가 많았다. 앞으로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동안 얽히고 설킨 개인간 감정의 골을 씻어내야 한다. 북일 주민자치회가 활성화되도록 많은 참여와 도움을 부탁드리고 싶다."

- 앞으로 출범할 주민자치회에 한마디 한다면.

"자치회의 사업을 보지 말고 사람이 누구일까를 먼저 봐야 한다. 자신에게 어떤 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갈등이 생긴다. 주민자치회는 완장의 개념이 아니다. 주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봉사의 개념이다. 그러면 갈등이 해소되고 일도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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