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에 19년 만에 영화관이 다시 들어선다. 영화관의 이름은 공모를 거쳐 지난주 '해남시네마'로 결정됐다. 해남시네마는 버스터미널 인근 축협 하나로마트 맞은편에 오는 7월 개관 예정으로 내부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3층 건물로 신축되는 건물에 1층은 89석과 43석 규모의 영화관 2관이 들어서며, 2~3층에는 청소년복합문화센터가 입주하게 된다.

작은영화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영화관이 없었거나 경영 악화로 폐관된 시군에 건립되는 소규모 영화관이다. 지난 2010년 전북 장수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복지 차원에서 직접 또는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관람료도 일반 영화관의 절반 수준인 6000원 정도이다.

전남의 17개 군 단위에는 대부분 작은영화관이 개관됐거나 준비하고 있다. 올해 영광 작은영화관이 8번째로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지난해 초 불어닥친 코로나19로 경영난에 직면한 영화관들도 속속 재개관하고 있다. 인근 완도(빙그레시네마)와 진도(아리랑시네마)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다시 개관해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해남에 그동안 영화관이 없었다는 것은 군세를 감안하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한때 문광부에서 책정한 예산마저 반납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제라도 영화관이 들어서게 되어 다행스럽다.

해남에는 그동안 3개의 영화관이 들어서고 폐관을 거듭했다. 1955년 해남극장이 처음 개관한 이후 9년 후 중앙극장이 개관했다. 이들 2개 영화관은 TV가 보편화되기 이전인 70년대까지 군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했으나 잇따라 폐관의 운명을 맞았다. 10년 가까이 영화 무풍지대로 남았다가 91년 제일극장이 들어섰으나 이마저도 10여 년 만에 문을 닫았다.

군민들은 이후 20년 가까이 목포 등지로 원정 관람을 할 수밖에 없는 불편을 겪었고, 한편으로는 영화관 하나 없어 자존심에 상처도 받아야 했다.

해남군은 해남시네마 개관을 앞두고 가까운 시일 내에 수탁자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에서 작은영화관이 개관하게 된 것이다. 해남시네마는 군민들에게 문화 혜택을 제공하는 공공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상술만을 앞세운 외부의 상업자본은 경계해야 한다. 오랜만에 영화관이 들어선 만큼 공익성을 갖춘 수탁자를 찾아야 한다. 타 지역의 작은영화관 운영 실태도 깊이 있게 들여다봐야 한다. 군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좋은 영화관으로 자리잡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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