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은 인구가 감소하고 급격한 고령화로 모든 산업은 위축되고 있다. 지역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지역농협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14개 읍·면에 있던 농협은 일부 합병돼 해남에는 11개의 지역농협이 있다.

지역농협이 존재하는 이유는 농가의 이익을 높이기 위함이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농산물 가격, 부실 경영의 여파 등으로 본연의 역할을 하기 어려운 농협도 많다. 상황이 어렵다 보니 지역농협들의 경제사업이 조합원의 농산물 판매보단 하나로마트나 주유소 등 다른 분야에 치중하는 모습도 보인다.

등락을 반복하는 농산물 가격은 지역농협 본연의 역할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된다. 지역농협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농산물 계약재배를 늘리길 꺼리고, 결국 농가들은 상인에게 농산물을 넘기게 된다. 시장점유율에서 상인들을 넘어설 수 없기에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된다.

경영여건이 취약해진 지역농협들을 합병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것이 합병의 표면적인 이유다. 지역경제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농협이 파산하는 것보단 합병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것이다.

최근 현산농협은 15년 만에 합병권고조합에서 벗어났다. 농촌의 작은 농협이 자생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현산농협은 조합원이 농협에 자주 방문하고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지나가다 들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농촌에서 예금과 대출 등 신용사업의 성장은 한계가 있어 조합원 실익을 위한 경제사업 성장에 노력했다. 합병권고를 벗어난 현산농협이 지금의 성장과 더불어 농협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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