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면 어성교에서 송정~용두~창리~도토마을로 이어지는 5km 도로 갓길에는 야자수과의 당종려나무 1000여 그루가 심어져있다. 상당수 나무에서 이파리가 노랗게 변하고 키가 자라지 않은데다 일부는 고사했다는 지난해 본지 보도에 따라 해남군은 가지치기와 나무 주변에 환덩쿨을 제거하는 등 환경 조성사업을 실시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당종려나무는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원래 작은 수종이 심어졌다고 하나 우리가 봐왔던 종려나무와 달리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고 가지가 정비되며 앙상함마저 드러나 특유의 인상적인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다.

최근 해남에서도 겨울철 한파로 동해가 잇따르고 지난 겨울에는 특히 피해가 심해 생육부진과 가지치기 등 여파로 더욱 앙상한 모습만 남게 돼 이를 본 군민들이 고사한 게 아니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애당초 해남의 기후나 여건에 맞는 수종을 고민하고 선택한 것이 아니라 보기 좋은 나무나 다른 지역에서 식재한 나무들을 따라 심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심은 뒤에 나무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자랄 수 있도록 관리가 부족했던 점도 사실이다. 상당 기간 후유증이 계속되며 앙상한 가로수만이 도로를 지키고 있고 예산 낭비도 막대한 실정이다.

최근 해남군이 가로수 정책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심어진 나무를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좀 더 전문가의 의견을 모으고 다양한 진단을 통해 식재보다는 관리 방안에 최선을 다하는 방식으로의 정책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산과 들녘이 아름다운 해남은 그 자체가 가로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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