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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장 사람들] 5일장 지키는 안순자 씨40년 넘게 과일·잡화 판매
양동원 기자  |  dwyang9@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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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29  20: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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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순자(83) 할머니는 40년 넘게 좌일시장을 지키고 있다.

"40살 갓 넘어 난장(5일장)에서 장사를 했응께 80년부터나 시작했을 거요." 그 세월에 줄곧 과일과 잡화를 팔아오고 있다. 예전엔 해남읍과 완도 5일장에서도 장사를 했으나 지금은 시장 바로 옆에서 가게를 하면서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좌일장과 남창장을 찾는다. 인근에 사는 아들이 팔 물건을 5일장으로 옮겨준다.

안 할머니는 북일이 고향이지만 진도로 시집을 갔다. 하지만 친정에 아들이 없어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홀로 계신 친정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남편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왔다.

"광주 각화동 농산물공판장에서 과일을 가져와 팔고 있는디, 설 전에 가보고 아직 한 번도 공판장에 안 갔소. 장사가 돼야 과일도 가져오는디, 워낙 손님이 없다보니. 귤이나 방울토마토도 썩어서 다 버렸어."

젊었을 때는 경북 의성까지 가서 사과를 가져왔다. 그만큼 장사가 잘됐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해남읍은 물론 강진 등에서도 손님들이 많이 찾아왔다. 싱싱한 수산물이 시장에 많이 나왔다.그 덕에 남편과 함께 장터 생활을 하며 5남매를 잘 키웠다. 원래 6남매였는데 지금의 가게에서 연탄가스 중독으로 자식 하나를 잃었다.

"예전에는 북평 남창장보다 규모가 컸는디, 장옥을 만든 뒤부터 장사가 안 된단 말이오. 아침 9시이면 파장이여, 10시 되면 한 사람도 없어. 장이라고 하기에도 민망스러워." 쇠락해가는 5일장에 애꿎은 장옥 탓도 했다.

예전 장터 주변에는 술집도 10곳이 넘었단다. 그 많던 술집도 사라졌다. 이젠 집도, 가게도 텅텅 비었다.

"과일장사해서는 딱 굶어죽기 알맞아. 그래도 남편이 돈 못벌어 놓았으니 풀칠이라도 하려면 이거라도 해야제 어쩌것소."

안순자 할머니는 자신의 가게를 민속촌이라 부른다. 오래됐고 집이 '험'하기 때문이다. 얼굴에는 좌일시장과 함께해온 40년의 풍상이 그대로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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