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발달과 인구 감소 요인
점차 쇠락의 길로 접어들어

 
 

북일 좌일시장 김문성(75) 상인회장은 상인회가 구성된 10여 년 전부터 줄곧 시장관리를 맡고 있다.

"40년 전만 하더라도 여느 5일장보다 풍성했죠. 김을 비롯해 내동 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낙지, 바지락 등 신선한 농수산물을 사기 위해 타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김 회장은 좌일시장이 쇠락한 이유로 교통 발달과 인구감소, 농촌인구 고령화를 꼽는다. 이런 요인들이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5일장을 찾는 손님이 없으니 상인들도 오지 않는다.

"농수산물을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좌일장에 와서 팔아달라고 호소해도 오지 않습니다. 손님이 없기 때문입니다." 김 회장은 5일장 쇠락을 이렇게도 말했다.

"북일에 상주하는 사람 대부분이 나이 드신 분들입니다. 마땅한 교통편이 없는 이 분들만이 5일장을 찾고 있습니다. 차량이 있는 사람은 5분 거리의 북평 남창장을 이용합니다. 예전에는 학교 선생님이나 공무원들이 상주해 시장을 이용하고 주변 상가도 북적였으나 이젠 모두가 출퇴근하면서 말 그대로 공동화 현상이 지역 상가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강진이 고향인 그는 부친이 북일에서 약국을 경영하면서 고교 재학 시절 이곳으로 이사 왔다, 이후 40여 년간 농약상을 운영하고 신문지국도 맡았다.

그래도 시장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 장옥 바깥에 위치한 음료시설 주변에 칸막이라도 해달라고 행정당국에 요청해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미뤄지고 있다. 사실 이용객이 없으니 자꾸 요구하기도 어렵다. 그러니 시장은 점점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상인들에게 1000원씩 걷어 전기료, 물값, 비품 등의 비용에 충당한다고 하지만 모아진 돈이 2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그래서 노인일자리 사업 등을 활용해 시장 주변 청소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도 안 되니 혼자 청소를 해야 한다.

"보수는 바라지 않지만 예우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뒷처리는 다하는 데,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김 회장의 한숨 섞인 독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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