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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 청춘 '곽영순의 노년일기'
양동원 기자  |  dwyang9@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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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26  18: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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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치며 노래하고 봉사까지… 하루가 짧아요"

노인종합복지관 '기타교실' 4년째 수강
'해남 여성공무원 정년 퇴직 1호'로 은퇴
문화해설사·강사 등으로 20년간 현역활동
"늙었다고 방안퉁수는 절대 안된다" 주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기타를 치고 노래 부르면 건강도 유지하고 젊어진 기분이 저절로 들어요."

4년째 기타와 함께 취미생활을 하는 곽영순(86) 어르신의 말이다. 해남노인종합복지관이 지난 2018년 개설한 '기타교실'(매주 화, 수요일 오후 1~2시)은 노인들에게 청춘을 돌려주는 무료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3일 찾은 '기타교실'(실버 통기타)에는 75세 이상 어르신 14명이 모여 강사(한채철 한국생활음악협회 해남지부장)의 지도로 동요 '섬집 아기', '오빠 생각'을 기타로 치며 즐겁게 노래하고 있다. 곽영순 어르신은 수강생 가운데 가장 연장자. 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할머니'라는 호칭이 어색할 정도로 젊음과 활력이 넘친다.

곽 어르신은 "처음 배울 때는 '이 나이에 기타를 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이젠 손끝이 살아난 느낌이다. 악기를 다루면 치매 예방에 더없이 좋아 돈 주고도 배워야 한다. 손꼽아 기다려지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남 여성 공무원 정년퇴직 1호'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고향인 진도에서 21살에 북평으로 시집온 후 간호조무사 자격증으로 60년대 중반 보건직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주로 북평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다 61세 되던 1996년 30여 년 몸담은 공직을 떠났다. 가족계획, 결핵예방, 모자보건, 예방접종 등이 주 업무인 보건직의 특수성으로 정년을 3년 연장해 근무했다.

곽 어르신에게 제2의 인생 모델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다. 공직 은퇴 후 대흥사 문화해설사(4년),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옛 이야기 강사(10년), 병원과 요양원에서 치매환자를 돌보는 자원봉사(4년) 등으로 20여 년을 '현역'으로 활동했다. 각종 자격·면허증도 1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웃음치료사, 건강관리사, 도형심리 등등. 책을 곁에 놓지 않는 '독서왕'이기도 하다. 천주교 신자로 이달에는 신·구약 성경 필사를 마무리했다. 지금도 유치원에서 발열체크와 장난감 소독 등 코로나19 방역봉사를 한다.

"기타교실 프로그램이 노인 수준에 알맞게 짜여 재미와 기쁨을 준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유행가가 있다. 노인들도 늙었다고 집에만 있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할 일을 찾으면 즐거움과 보람이 저절로 생긴다. 나이에 구애받지 말고 보람찬 일을 하도록 적극 권한다"고 말했다.

'86세 청춘'은 취미와 봉사활동, 독서와 자신감 등 '방안퉁수'를 벗어나 인생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을 주문하고 있다.

   
▲ 노인종합복지관 '기타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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