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명(해남종합병원 신경외과 과장)

 
 

우리는 뇌졸중, 뇌졸증, 중풍을 차이없이 사용한다. 정확한 표현은 뇌졸중(腦卒中)이 맞다. 뇌가 기능을 멈추는 순간을 나타내는 한자 표현이다. 중풍(中風)이라는 말은 의학적인 지식이 발달하지 않아서 뇌졸중의 정확한 원인을 몰랐을 때 사용했던 말이다. 뇌졸중보다 범위가 크고 모호한 개념, 즉 뇌졸중을 포함한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등의 신경마비, 뇌종양, 파킨슨, 간질, 떨림증 등 주로 몸의 증상을 기준으로 사용했던 표현이므로 요즘 기준에서 보면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우리 몸의 모든 신체기관이 그렇듯 뇌도 심장에서 혈액을 공급받아야 살아갈 수가 있다. 뇌는 체중의 2% 정도를 차지하지만 전체 혈액의 20% 정도를 소비할 만큼 다른 신체기관과 비교하면 거의 10배나 되는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는 제일 중요한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약간의 문제만 발생해도 심각한 합병증과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은 단일질환으로는 1위이며, 20만명 이상의 환자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그림 참조), 전체 뇌졸중의 80% 정도는 혈관이 막혀서 나타나는 뇌경색이다.

뇌졸중의 위험 인자로는 나이(고령), 뇌졸중의 과거력 및 가족력,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증, 흡연, 음주, 비만, 스트레스 등이 있다. 뇌졸중 자체가 유전되는 질환은 아니나 위험 원인인 고혈압, 당뇨 등이 유전되어서 위험성이 높아지는 걸로 여겨진다.

계절적으로는 요즘처럼 밤낮의 기온 차이가 심한 환절기에 발병률이 가장 높으므로 이 시기 만성질환의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뇌졸중의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는 두통 및 어지럼증, 편마비(반신마비), 언어장애, 안면마비, 감각장애, 시야장애, 보행장애, 의식장애, 갑작스런 치매증상 등이 있다. 증상으로는 정확한 감별이 어려우므로, 뇌졸중이 의심되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CT, MRI, MRA 등의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뇌신경세포의 특징은 다른 조직의 세포와는 달리 한번 손상되면 재생하지 않으며, 뇌혈관이 막혀서 3시간(골든타임)이 지나면 영구히 손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몸의 모든 질환이 조기발견 및 치료가 중요하지만, 뇌졸중은 영구적으로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히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뇌졸중은 한번 발생하면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흔하며, 환자나 가족 모두에게 심각한 신체적, 경제적인 어려움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위험 인자가 되는 만성질환의 관리, 금연 및 금주, 건강한 식사습관 및 유산소 운동, 정기적인 검진 등 예방활동이 중요하며, 가벼운 증상도 지나치지 말고 최대한 빨리 병원에 내원하여 전문의와 상담이 중요하다.

뇌졸중의 급성기 치료는 뇌출혈인지, 뇌경색인지에 따라서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뇌출혈의 경우 출혈량이 많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시행하며, 출혈량이 많을 경우 수술적인 치료로 혈종을 제거해 주어야 한다. 뇌출혈의 원인이 혈관기형이나 뇌종양인 경우 원인질환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뇌경색의 경우 범위가 작거나 증상이 경미하면 항혈소판제제 등의 약물치료를 시행하며, 큰 혈관이 막히면 혈전용해제나 혈관 시술 등이 필요할 수 있다.

뇌졸중이 발생해서 급성기 치료가 끝나고 후유증이 있더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약물치료, 재활치료를 계속 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높은 의학수준에 비해서 아직도 많은 뇌졸중 환자들이 민간요법 등의 비과학적 방법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서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심각한 합병증과 후유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뇌졸중 치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빠른 진단 및 치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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