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수(한국농어촌공사 해남지사 동우회장)

 
 

오는 22일은 1992년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World day for water)이다. 물의 날은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제정되었다. 세계인구 가운데 21억 명이 가정에서 안전한 물을 공급받지 못하고 오염된 물로 하루 수천 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어가고 있는 긴박한 실정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귀한 것이 물이다. 존대와 천대를 동시에 받는 대표적 물질이 물이고, 물이 너무 많으면 홍수가 나니까 천하고 물이 적으면 생명과도 연결돼 귀하게 느껴져 양면성을 갖는다.

인류가 문화생활을 영위하고 산업 활동의 증가로 해가 갈수록 물의 소비량은 늘어나고 있다. 물 부족국가도 증가 추세에 있어 심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77억 인구 중 40% 이상이 충분한 양의 물을 얻지 못하고 있고, 2025년에는 물로 인해 고통받는 비율이 70%로 늘어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다.

물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아니 지구상에서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데 식량보다 더 중요하다. 그래서 예로부터 '물은 만물의 어머니'라 불리었다. 자연이 우리에게 준 3대 보물이 '햇빛, 공기, 물'이다. 햇빛과 공기는 신경 쓰지 않아도 얻을 수 있지만 물은 다르다. 또 아무리 과학이 발달했다 해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이 물이기 때문이다.

물이 많다 해도 먹는 물은 수질이 문제이다. 식용수는 생명과 직결돼 있어 깨끗한 물을 먹기 위해서는 오염을 막아야 하는데 물은 다양한 물질을 녹일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오염이 되고 한번 오염된 물은 다시 정화수로 변화시키기도 어렵다. 오염된 물을 마시면 수인성 전염병을 옮기는 역할을 한다.

의학계에서도 물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바트만 게리지 박사는 약을 쓰지 않고 물로 3000여 명의 환자를 치유했고 심장병과 중풍환자를 혈액을 희석시켜 심뇌혈관이 막히는 것을 효과적으로 치료했다. 이 외에도 고혈압, 당뇨, 골다공증, 우울증까지도 치료와 예방에 성공했다고 했다. 또 물을 마시는 데 있어 갈증이 나서 마시는 게 아니라 미리 마시고 매일 2~3ℓ의 물을 끓여 마시며 차나 커피가 아닌 물을 마시라고 했다.

2500년 전 고대의 사상가 노자는 도덕경에서 상선약수(上善若水)라 설파했다. "가장 좋은 선행은 물과 같다"는 말이다. 물은 온갖 것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물면서 주위를 아름답게 꾸미기도 한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물은 우리에게 그 길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이렇게 물이 없으면 하루도 살아갈 수 없는 데도 물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고 헤프게 마구 쓰고 있음이 문제다. 우리나라 연중 강우량은 1200~1300㎜로 많은 편이라고 하나 수자원으로 이용하는 총량은 26%에 불과한 데다 비 오는 계절이 6~9월로 집중돼 있어 70~80%의 물을 바다로 그냥 흘려보내고 있다. 지상의 물은 무려 14억 톤이나 되지만 마실 수 있는 물은 불과 5%뿐이다. 또 우리 국민 1인당 하루 물 소비량은 282ℓ로 세계 3위로 높은 편이다. 매년 증가세에 있어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물 기근으로 대혼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고, 2003년 국제인구행동연구소는 우리나라를 물 부족국가로 분리해 놓았다.

필자는 물을 관리하는 기관에서 근무했었기에 평소 남달리 물에 관한 관심이 크고 물 절약 운동에 적극 참여해 실천하고 있다. 공중목욕탕에서 물 씀씀이를 보면 물을 아껴 쓰는 사람보다 헤프게 쓰는 이가 훨씬 많고 젊은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예를 들면 면도질을 하면서 물을 계속 틀어놓고 하는가 하면 머리 감는데도 역시 그렇다.

이는 나쁜 습관이 나도 모르는 사이 그렇게 길들여져 하는 행동이니 의식적으로 고치고자 노력해야 하고 전 국민이 물 절약 운동에 적극 참여해 국민운동으로 펼쳐나간다면 충분히 극복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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