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자(농촌마을공동체 비슬안 대표)

 
 

4차 산업혁명 시대이다. 초연결과 초지능인 AI와 사물인터넷, 빅테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산업혁명인 것이다. 이런 초연결 초지능 4차 산업혁명에 돌입하면서 공유개념이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공유차, 공유주방, 공유하우스, 공유창고, 공유자전거, 공유냉장고 등 공유경제를 통해 사회적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해남의 사회적경제 협동조합인 해남사네에서도 공유주방과 공유오피스를 내세워 사회적 경제 실현을 준비하고 있고, 해남땅끝이랑 가공센터는 교육을 이수한 농가를 대상으로 협동조합 가입 후 가공공장 공유를 통해 가공품을 쉽게 생산할 수 있게 하였다.

해남농업기술센터의 농기계 임대사업도 농기계 공유를 통해 노동력 절감과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공유경제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시키고 있다.

소유의 개념보다 나눠 같이 쓰는 공유에 대한 개념이 모든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건이나 사물이나 서비스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 리더십에 대한 공유를 접하고 사뭇 신선하고 놀라웠다.

작년에 신활력플러스 사업단에서 야심차게 시작한 코디네이터 및 활동가 양성가 과정을 하면서, 해남 활동가들이 많이 모였다. 함께 집단지성리더십에 대한 필요성을 같이 나누었다. 각각의 주체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집단적 의사결정을 만들어내는 집단지성의 의사결정 구조가 결국은 공유리더십인 것이다.

공유리더십은 구성원 전체가 책임과 목표를 공유하고 구성원들에게 업무를 위임하며, 적극적인 정보공유를 통해 집단지성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조직의 구성원이 서로를 이끌도록 리더십의 책임을 공유하는 것이다.

기존의 리더십이 계층적인 관계에서 업무 지시적인 방식이라면 공유리더십은 리더와 팀원들 간의 수평적인 관계로 본다.(리더십연구 제10권 4호) '수평적 관계', 작년에 참으로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런 수평적 관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니 권한과 책임을 나누는 공유리더십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3월 10일 출범식을 한 해남마을넷이 해남의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지원을 위한 인적네트워크로 학습을 통한 창조적 집단지성으로 조직되었다. 해남마을넷은 다양한 직업과 경력을 가진 활동가이며 리더들의 집단이다.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활성화시키는데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공유리더십을 갖춘 집단지성 조직이다. 이런 멋진 일이 해남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마음을 설레게 한다.

지역 내의 여러 단체에서 리더 외의 회원에게는 책임과 권한이 없는 단순히 추종하는 형태가 많다. 그래서 회원들은 이득만 챙기고 책임에는 등한시하는 이익집단이 되고, 이득을 챙기고 나면 버려지는 단체가 되는 것이다.

단체가 활성화되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동력을 얻어야 한다. 공유리더십은 단체의 리더와 회원이 함께 권한과 책임을 공유하는 것으로 단체의 목적에 부합하게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가장 민주적인 방법인 것이다.

집단지성으로 엮인 공유리더십은 어느 한쪽이 무너져도 나머지 집단지성이 버티고 있기에 사회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사회 혁신을 이룰 수 있다. 해남의 불명예인 내리 3대째 단체장의 연속구속으로 부패의 주홍글씨가 된 적이 있다. 지금이야 말할 것 없이 청렴해졌지만 말이다. 그때 집단지성으로 구성된 공유리더십이 있었더라면, 군민이 느끼는 어려움이 줄고, 멈춤 없이 혁신과 미래로 가는 해남이 되지 않았을까?

조직의 구성원이 서로를 이끌도록 리더십의 권한과 책임을 공유하는 집단지성 공유리더십이 실현되는 혁신적인 해남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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