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회사와 30년 독점공급 계약
100ha 보급되면 10년간 30억 수익

▲ 과수연구소에서 개발한 키위 '해금'.
▲ 과수연구소에서 개발한 키위 '해금'.

옥천면에 위치한 전남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에서 육성한 국산 키위 2개 품종 '해금·해원'이 로열티를 받고 유럽에 진출한다.

과수연구소는 "자체 개발한 골든키위 해금과 그린키위 해원 등 2개 품종을 프랑스 키위 회사인 소프뤼레그사가 30년간 유럽 27개국에 독점 공급하도록 하는 전용실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전용실시를 받은 소프뤼레그사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키위 다국적 사업체로 유럽 내 여러 국가에 우리 품종을 보급하고 사업을 확장하게 된다.

과수연구소는 2016년부터 소프뤼레그사와 함께 프랑스에서 이들 품종을 시험재배하고 있다. 이 품종 수출을 위해 2019년부터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함께 협력해 왔다.

이번 계약으로 소프뤼레그사는 유럽에 두 품종의 묘목 생산과 공급, 과일 생산판매를 하게되며 수익에 따른 로열티를 전남도에 지불한다. 유럽에 100ha 규모가 보급되면 10년간 약 30억원의 로열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럽에는 10여 개국의 4만2000여㏊ 면적에서 매년 81만t의 키위를 생산하고 있다. 동유럽 국가 등에서는 재배 규모가 늘어가고 있어서 우리 품종의 유럽 내 전망은 밝은 편이다.

국내에는 500여 농가에서 165㏊ 면적에 재배하고 있다. 과수연구소는 국내 키위 농가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럽에서 생산된 키위가 역수입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이번 계약 내용에 포함시켰다.

이번 계약은 과수연구소의 연구성과가 로열티를 받고 유럽으로 진출하는 첫 사례로 큰 의미를 갖는다.

 

▲ 과수연구소 조윤섭 소장이 개발한 키위 '해금'을 들어 보이고 있다.
▲ 과수연구소 조윤섭 소장이 개발한 키위 '해금'을 들어 보이고 있다.

■ '로열티 키위' 개발 주역 조윤섭 과수연구소장


"궤양병 강한 품종 해외진출 다각 모색
 계약서 역수입 금지 포함해 농가 보호"

유럽으로 수출된 키위 품종 개발에 중심에는 과수연구소 조윤섭 소장이 있다. 조 소장은 지난 1994년부터 과수연구소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신품종을 개발했다. 특히 키위는 14가지의 품종을 개발했으며 공동개발까지 더하면 22가지나 된다.

골든키위인 해원은 1995년부터 품종 개발을 위한 준비에 나서 2007년 품종보호출원과 공급을 시작했다. 해원은 과실이 균일하고 당도도 16브릭스 이상으로 고품질이다. 특히 전염성이 높고 걸리면 과수원 전체가 폐원할 수도 있는 키위 궤양병에 강해 국내와 국외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14년에는 대한민국 우수품종상 시상식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그린키위인 해금은 기존 그린키위보다 크기와 당도를 높여 개발했다.

조 소장은 "궤양병으로 키위 산업에 위기가 오면서 병에 강한 품종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보였다"며 "프랑스를 비롯해 뉴질랜드와 중국, 일본 등에도 시험재배를 하고자 했으나 식물검역 문제로 인해 프랑스 회사와 수출계약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로열티 없는 품종을 개발해 농가 부담을 줄인 것을 넘어 유럽으로 수출하며 로열티를 받게 됐다"며 "해금과 해원이 역수입되지 않도록 계약서에 명시해 국내 농가들 보호에도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해남을 비롯해 나주와 완도 등으로 나뉘어 운영됐던 과수연구소가 해남으로 통합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삼산면 상가리 인근에 20ha(6만평) 규모로 조성될 과수연구소는 기후변화 대응과 남해안지역 아열대 과수연구소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조 소장은 "해남은 논을 성토해 과수원을 조성하면서 토질과 배수가 불량해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고 나주나 완도도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과수연구소가 통합되면 아열대 과수 연구개발이 활발해지고 인근 지역을 특화단지로 육성한다면 아열대 과수 연구와 보급의 중심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트렌드와 변화하는 기상 여건에 맞는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해 농가들의 소득 창출에 도움이 되겠다"며 "스마트팜과 농사형 로봇 등 변화하는 영농기술에 맞는 미래형 농법을 개발·보급해 손쉬운 농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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