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채(해남문화관광해설사)

 
 

플라스틱이 원료인 물티슈, 물병, 쓰레기는 사랑하지 않습니다. 중국의 차마고도, '해남' 하면 달마산 미황사, 달마고도가 있습니다.

금강 스님이 최대한 자연훼손을 하지 않기 위해 중장비를 안 들이고 지게 등의 수작업으로 17.7km의 올레길, 달마고도를 만드셨습니다. 우리 해남사람들, 나아가 전국의 모든 분들이 찾아오셔서 힐링하고 갑시다.

저도 아랫마을 대죽리에 살다 보니 거의 매일 3코스, 4코스 중 택일하여 소풍 나온 기분으로 안사람, 마을 분들과 찾는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전립선 말기암이 십 몇 년 전에 발병해서 거의 완치 단계에 이른 것도 바로 우리 달마산의 맑은 공기가 주는 혜택이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요즘 참 안타깝고 눈살 찌푸린 일들을 보게 되어 몇 자 올립니다.

해남군에서는 달마산을 찾는 분들의 편의를 위해 1km마다 이정표, 물병 등을 담는 상자 등을 준비해 놓고 관리하고 있는데, 무질서한 사람들이 점차 생겨나고 있습니다. 힐링만 하시고 자연은 그대로 두고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회용 물병, 플라스틱이 원료인 물티슈 등은 썩지도 않고 흉물스럽게 버려져 영 보기 싫습니다. 우리는 남 탓하기는 쉬워도 자기의 민주화는 실천에 옮기지 못한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일본에 간 적이 있었는데 충격으로 다가온 것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우리는 '일본 놈' 하며 신뢰하지 못하고 상대하지 못할 사람으로 치부하여 말 섞이는 것조차 싫어하지만, 참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째, 4일 동안 우리를 싣고 다닌 관광버스 기사는 욕 한마디, 과속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개인 간의 질서 지키기가 체질화되어 누가 안 보아도 교통질서를 지키고, 쓰레기 등을 버리지 않아 거리가 깨끗하고 예의 바른 행동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셋째는 어느 관공서에 들러 "Give me a paper and pen"하니까 이면 종이와 볼펜을 주면서 우리는 이렇게 사용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같았으면 깨끗한 용지와 새 볼펜을 준비해 건넸을 텐데 이면 종이를 내놓고도 전혀 부끄럽게 생각지 않은 행동에 속으로 참 많이 놀랐습니다.

그 이후로 나는 학교 현장에서 제자들에게 "자기 민주화를 먼저 하자"라고 민주시민교육을 참 많이도 시켰습니다. 인터넷 어떤 기사가 마음에 안 들면 악성 댓글을 수없이 달립니다. '우리'라는 틀 속에 갇혀 사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해남' 하면 달마산 미황사, 달마고도를 말합니다. 법정 스님의 얼이 깃들고, 정유재란 때 송지 43개 마을 청년들의 의병활동 무대, 옥천 만의총의 의로움이 달마산에 서려 있습니다.

오늘도 해남군에서는 숲 가꾸기 등 명품 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되가져가는 고운 마음으로 힐링도 하고 모두가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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