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위원 1000명 구성… 내년 지방선거 이슈로
군민 관심 높여야… 정치권 명확한 입장 없어

 
 

"군 공항 이전저지 대책위 늦어도 5월 발족"

광주 군 공항 이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방부 군 공항 이전사업단은 해남, 무안, 고흥 등 3곳을 군 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해남에서는 지난 2018년 군 공항 이전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군 공항 이전을 위한 설명자료 배포와 여론조사가 실시되면서 물밑 작업이 다시 진행되고 있다.

이에 광주 군 공항 이전 저지 범군민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가 지난해 12월 22일 발족돼 2개월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성하목 준비위원장(해남군농민회장·사진 왼쪽)과 실무를 맡고 있는 박병율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사무국장을 만나 그동안 활동과 앞으로 계획 등을 들어봤다.

 

- 준비위가 지난 2개월간 펼친 활동은.

△성하목 회장=29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준비위가 발족한 뒤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활동에 제약이 많았다. 주민들을 직접 만나 군 공항이 해남으로 이전해서는 안 되는 이유 등을 알리고 이를 공유해야 하는 데 모임에 제한을 받았다. 그동안 군 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읍면 게시대와 주요 도로변 등 250여 곳에 내걸었다. 준비위원 1000명을 구성해 당초 2월 중 대책위원회를 출범할 예정이었으나 늦어지고 있다.

- 준비위원 참여 현황과 대책위 출범 계획은.

△박병율 사무국장=23일 현재 준비위원 참여자는 온라인 가입 156명, 직접 신청서 작성 110명 등 266명에 이른다. '군 공항 저지 1000인 준비위원이 되어 주십시오'라는 호소문을 배포하며 준비위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준비위원은 읍면 단위로 이전 반대에 대한 캠페인과 홍보에 나서는 등 중심 역할을 할 것이다. 준비위원 확보를 통해 대책위원회가 늦어도 오는 5월까지 출범해야 한다. 그래야 내년 지방선거의 이슈로 선점할 수 있다. 정치권이 지방선거에서 군 공항 이전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주민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 해남군과 정치권은 어느 입장이라고 생각하는지.

△성하목 회장=명현관 군수는 반대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윤재갑 국회의원은 주민들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윤 의원은 영향력이 크고 많은 정보를 갖고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군의원은 개인적으로 반대 의견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치권이 혼란스러우면 안된다. 군 공항 이전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더 잘 알 것이다.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책위가 출범해 동력을 얻으려면 주민은 물론 정치권과 해남군, 사회단체 등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대책위 출범 이전에는 준비위가 나서서 많은 것을 알려야 한다. '광주 군 공항(제1전투비행단) 이전사업 사실은 이렇습니다. 광주 군 공항 이전사업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라는 문답식 유인물을 이미 만들었다. 이를 배포하며 군공항 이전 반대라는 주민 의견을 이끌어 내려고 한다.

- 주민들의 의견은 어떻다고 보는지.

△성하목 회장=군 공항 이전 문제가 발등의 불이 아니라고 여긴다. 아직은 잠재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대책위를 중심으로 문제점을 알려야한다.

△박병율 사무국장=주민 사이에 반대 정서도 있고, 대학 유치 등 조건부 찬성 의견도 있다. 주민 스스로 느껴야 한다. 그래야 이전 반대의 동력을 갖게 된다. 마을을 순회하며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 군 공항 이전 반대 논리를 말한다면.

△성하목 회장=군 공항 이전은 광주지역의 피해를 다른 지역에 떠안기는 것이다. 이는 비논리적이다. 해남은 최대 농업군이자 땅끝 관광지이다. 개발을 통한 상생보다는 문화와 자원의 보전과 유지를 통해 지역 공동체를 일구어야 한다. 우리 세대는 이런 자산을 보전해 후대에게 물려줘야 할 소명이 있다. 군 시설이 들어서면 해남에 가장 유리한 산업과 환경, 자산이 파괴된다. 또한 군 공항 이전시 소음피해는 물론 군 시설에 묶인 재산권과 정신적 피해도 불가피하다. 군 공항 문제는 우리 세대에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후대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면 안 된다. 그래서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지역을 보전하는데 힘써야 한다.

△박병율 사무국장=광주 군 공항 확장 이전은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다. 인근 전투비행단과 통합운영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군 공항 이전은 나의 불편을 덜고자 남의 고통을 즐기는 것과 다름 아니다. 이는 광주·전남의 상생발전일 수 없다. 군 공항의 새 부지는 1530만㎡(463만평) 규모이다. 이는 벼농사를 기준으로 한 단순 농업소득 감소가 연간 145억원에 이른다. 계절작물을 포함하면 피해액은 더 늘어난다. 여기에다 생산유발 효과는 해마다 800억원이 사라진다. 군 공항 건설기간인 10년간 해남의 손실 규모가 9450억원에 달하게 된다. 다른 피해는 차치하고라도 이러한 직접적인 피해만 들여다봐도 해남에 군 공항이 들어서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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