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간·나눔장터로 옛 영화 되찾아야"

송지 사람들은 원래 현산면에 편입된 월송리의 '송지장'을 이용했다. 근데 월송리의 거리가 멀어 60년대 중반 자연스럽게 형성된 시장이 지금의 산정장이다. 당시 중앙시장이나 산정장으로 불렸다.

산정장 상인회는 다른 재래시장보다 늦은 지난해 2월 말에야 구성됐다. 당시 총회를 거쳐 상인회를 발족시키고 김연옥(72) 회장과 부회장, 이사, 감사를 선출했다. 명칭도 땅끝 산정시장 상인회로 결정했다. 상인회 명칭을 두고 송지 중앙시장, 땅끝 희망시장 등 여러 의견이 나왔으나 총회 참석자의 거수를 거쳐 땅끝 산정시장으로 결론지었다.

그는 장이 선 지난 2일 아침부터 상인들에게 쇼핑백, 마스크를 일일이 나눠주며 코로나19 예방을 당부했다. 화장실 청소도 그의 몫이다. 김 회장은 시장 입구에서 전파사와 가전수리센터 등 가전제품 관련 일을 44년째 하고 있다. 시장에서 장사를 한 부친의 대를 이어받은 세월이 60년 가까이 된다. 그는 송지교회 장로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산정장은 60여 년 전 월송(당시 송지장)에서 장사를 하던 분들과 지역 유지들이 뜻을 모아 산정 중앙시장을 개설한 게 출발점"이라며 "장날이면 풍물놀이가 곁들어진 잔칫날처럼 시끌벅적했다"고 말했다. 당시부터 대를 이어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그는 "송지에는 전국의 40%에 달하는 물김이 생산되고 전복양식과 인근 바다에서 잡은 생선, 어패류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다"며 "지금은 40개 점포가 있으나 17명의 상인과 71명의 노점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과 공산품을 팔며 5일장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정장의 활성화를 위한 현대화 사업에 큰 기대를 건다. 오는 4월에 신청을 해 공모사업으로 선정되면 60억원 정도의 사업비를 들여 강진시장을 모델로 한 매일시장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현대화 사업이 이뤄지면 공중화장실, 상인회 사무실이 들어선 신축 건물에 매주 토요일 영화 상영관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싶다"고 했다. 특히 주민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나눔장터 개설에 대한 소망이 크다. 이 곳에서 옷이나 신발, 가구, 어린이 장난감을 나눠 쓰고. 음료도 할 수 있는 코너를 개설해 따뜻한 시장으로 가꾸는 꿈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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