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해남의 농업에 많은 변화가 시도된다. 아열대 작물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벼 외래품종 퇴출도 본격화된다. 해남군농업기술센터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내용을 토대로 농업 방향을 살펴본다.

 

▲ 해남군농업기술센터 미생물 배양실.
▲ 해남군농업기술센터 미생물 배양실.
▲ 고구마 조직배양실.
▲ 고구마 조직배양실.

① 벼 외래품종 제로화

일본계 쌀 2025년까지 완전 퇴출
왕우렁이 피해예방 매뉴얼 작성

좋은 쌀은 맛, 모양, 색깔이 뛰어나고 보관 시 변색이 되지 않아야 한다. 최고의 밥맛을 내는 벼 품종 선정에는 지역의 여러 여건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해남은 간척지를 중심으로 점질토양과 깨끗한 물이라는 차별화된 환경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토대로 최고 품종의 벼를 선정하는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일본계 벼 품종(히토메보레)을 대체할 국내 우량품종 선발을 위해 새봉황, 예찬, 청품, 수광, 전남 9호 등 5개 품종을 20㏊ 면적에 시범 재배했다. 수확된 벼를 대상으로 지난해 말 맛, 병해충 발생, 쓰러짐, 생산량 등을 평가했다. 여기서 예찬, 청품, 새봉황 순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나머지 2개 품종은 탈락됐다. 

1차로 선발된 3개 벼 품종은 올해 옥천면의 50여 농가에서 200㏊ 면적에 재배된다. 여기서 1~2개 품종을 연말에 선정해 해남의 주력 벼 품종으로 보급하게 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일본계 벼 품종을 오는 2025년까지 완전퇴출한다는 일정과 맞닿아 있다. 현재 해남의 1만8000㏊ 면적에는 7~8개 품종의 벼가 재배되고 있다. 일본계인 히토메보레가 이 중 10%인 1800㏊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해남 쌀 브랜드인 '한눈에 반한 쌀'에 일본계가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따뜻한 겨울로 인한 왕우렁이 피해를 막기 위해 방제 매뉴얼을 만들어 지난해 말 농가 교육도 실시했다. 지난해에는 왕우렁이 피해로 인해 일부 농가에서는 모내기를 2~3차례 하기도 했다. 

이에 왕우렁이 피해를 막기 위해 수확 후 벼논 말리기, 깊이 갈기, 용·배수로 물빼기에 이어 4월부터는 균평 작업, 논둑 정비, 포획 등을 하도록 했다. 

 

② 아열대 작목 육성

바나나 0.3ha 추가 식재 나서기로
파인애플·천혜향·한라봉 첫 재배

해남은 온난한 해양성 기후로 아열대 작물 재배의 적지이다. 이런 기후조건에 적합한 아열대 작목으로 바나나, 감귤(천혜향, 레드향, 한라봉), 파인애플, 애플망고 등이 떠오른다. 

바나나는 현재 4농가가 1.0㏊의 시설하우스에서 재배하고 있다. 한 농가에서 지난해 7월 처음 수확했으며, 세 농가도 올해 수확에 들어간다. 올해도 0.3㏊ 면적 내외로 재배면적을 추가 할 예정이다. 

친환경으로 생산된 바나나는 학교급식이나 군납품,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 판매된다. 가격은 ㎏당 국산이 7000원, 수입산이 4000원에 정도 차이가 있으나 학교급식이나 하나로마트 등에서 국내산 바나나가 없어서 판매되지 못할 정도이다. 해남에서는 여러 판로를 감안하면 5㏊까지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도, 거제도 등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됐던 파인애플이 해남에서도 재배된다. 

올해부터 농업기술센터 실증포장 및 농가에서 실증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파인애플은 국내산이나 외국산의 가격차이가 별로 없지만 국산 파인애플은 저렴한 운송비와 낮은 난방비 등의 이중 효과로 최근 경쟁력이 있는 작물로 주목받고 있다.

애플망고는 5년 전 한 농가(0.2㏊)에서 식재돼 2019년 4월 첫 수확을 거뒀다. 현재 6농가가 1.4㏊의 시설하우스에서 재배 중이다. 올해에 기존 농가 대상 시설 보수 등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감귤 가운데 한라봉과 교배해 만든 레드향은 0.6㏊ 재배되고 있으며, 올해 1.4㏊를 추가재배 하기로 하고 이달 중 대상 농가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오렌지와 접목한 천혜향, 한라봉은 올해 첫 재배에 나서게 된다.

 

③ 해남고구마 위상 정립

생산자협동조합 출범 품질관리
'목포 109호' 20만본 4월께 분양

해남 고구마는 1964㏊에서 생산되어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에서 재배되고 있다. 생산량도 연간 3만4000톤으로 전국의 8.8%를 차지하고 있다. 이럼에도 대부분 소규모 농가에서 생산되어 품질관리에 과제가 많다.

세척이나 크기 등 선별출하가 제대로 되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업기술센터가 주축이 되어 올해 해남고구마생산자협동조합을 출범시킨다. 신설될 조합은 고구마를 수거해 1차 보관한 뒤 세척, 판매를 주도하게 된다. 농가의 위탁을 받아 출하시기나 물량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또한 흔히 꿀고구마로 알려진 품종은 일본의 베니하루까이다. 해남 고구마의 70%를 차지하지만, 농가에서 사실상 무단으로 심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조직배양을 할 수 없어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있다. 지난해에는 진율미, 풍원미, 신자미 3개 품종 18만본을 농가에 보급했다.

올해에는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목포 109호(달고미) 2만본 등 모두 7만5000본을 오는 4월경에 농가에 분양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해남고구마 연구센터도 국비 30억원을 들여 오는 2023년 설립된다. 연구센터에서는 특화된 우량품종을 개발하고 재배기술, 병해충 방지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센터 설립을 포함해 오는 2025년까지 297억원을 들여 생산과 유통, 가공에 이르는 해남고구마 사업을 펼쳐나가게 된다.

고구마 가공상품과 수출용 고구마 생산단지를 육성해 수출도 더욱 늘려나가게 된다. 지난해 유럽에 67톤을 수출했으나 올해에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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