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집합금지에 "어떡해야 하나" 고심
자녀 순번 정하거나 일부만 방문해야
해남군도 군민·향우 잠시 멈춤 캠페인

설 연휴에도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유지되면서 사상 초유의 설 연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5인 이상 집합금지에는 같은 주소지를 두고 있지 않으면 직계가족이라고 해도 모일 수 없도록 하고 있어 부모 집에 어떻게 인사하러 가야하는 지 고심에 빠졌다.

정부가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유지하고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식당·카페 밤 9시 이후 영업제한 등의 조치를 오는 14일까지 연장키로 하면서 설을 앞두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에는 고향 방문 자제가 요청됐고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없었지만 이번 설 연휴에는 2명이 사는 부모집에 3인 이상이 방문하면 방역수칙 위반이 된다. 명절 인구 이동은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내려오는 경향이 짙다보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향 방문 자제가 요청되고 있지만 이동을 강제할 수는 없어 코로나 확산의 고비가 되고 있다.

인천에 거주 중인 A 씨는 설을 앞두고 다음 주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 해남을 방문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설 연휴까지 연장하면서 고민에 쌓였다. A 씨는 3남매로 조카와 형수 등까지 하면 5명을 훌쩍 넘게 돼 함께 고향집에 방문하면 방역수칙을 어기게 되는 것이다.

해남읍에 거주 중인 B 씨는 지난해 12월 이후 황산면에 사는 부모집에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 12월에도 아내와 자녀는 두고 혼자 다녀왔다. 때문에 이번 설 연휴에는 부모님께 손자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직계가족도 5인 이상 모임 금지에 포함돼 이번 설에도 혼자 갈 계획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설 연휴를 포함해 오는 14일까지 연장돼 직계가족도 함께 살지 않으면 5명 이상 모일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사실상 이번 설 연휴에는 같이 살지 않는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 지난 추석에도 코로나 사태로 고령의 부모를 만나지 못한 자녀들은 상실감이 큰 상황이다. 때문에 형제간에 방문 날을 달리하는 방법 등을 고민하는 주민들도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해남군은 설 연휴 고향 방문과 모임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는 잠시 멈춤 군민·향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부득이 고향을 방문해야 할 경우에는 먼저 코로나 검사를 받고 방문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군은 군내 곳곳에 '애들아 코로나 보내지 말고 용돈만 보내거라', '아그들아 효도하러 오믄 불효자식 된께~ 오지 말그라', '오고 싶으면 코로나 검사 받고 온나' 등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또한 자녀들이 고향을 찾지 못하는 독거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위로하고자 자녀와의 영상통화를 지원하고 꾸러미 선물세트를 전달하는 등 소외계층 살피기에 나서고 있다. 독거노인 맞춤서비스 지원 등의 사업을 통해 각 가정에 방문, 안부를 살피는 한편 타 지역에 거주 중인 자녀와의 영상통화를 돕고 있다.

요양시설과 의료기관 등은 면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부득이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비접촉 면회를 허용하고 있다.

명현관 군수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설 명절이 겹쳐 참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만남보다는 마음으로 함께하는 설 명절을 안전하게 보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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