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가격 바라지만 소에 미안하다"

어제 209마리 출하돼 새 주인 만나
수송아지 최고가 559만원에 낙찰
2년새 사육두수도 1만마리 늘어나 

설 명절을 앞둔 4일 열린 옥천 가축시장에는 정성껏 기른 소를 사고팔기 위해 축산농가와 경매인들이 모였다.

해남진도축협이 운영하는 가축시장은 오전 7시부터 경매를 위해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고자 입구에서 발열검사를 하고 농가가 직접 오기보단 소만 보내는 경우도 많다.

아들과 함께 소를 키우는 김경길(72·송지 영평) 씨는 수송아지를 가축시장에 내놨다. 기른 소를 내놓는 것이 하루 이틀 일도 아니지만 매번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김 씨는 "말 못하는 동물이라도 함께한 세월이 있는데 떠나보내려고 하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좋은 가격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지만 좋은 주인을 만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가정에서 한우 소비가 늘면서 소값이 유지되고 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며 "사육 두수가 늘고 기상이변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오르면서 사료값도 덩달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해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한우 사육 두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 해남군지부에 따르는 해남에서는 최근 2년 만에 1만두가 늘어나며 4만9000두의 소가 사육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적정 사육 두수를 넘어서 가격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수입육보다 관리와 영양 등 모든 면에서 한우가 우수하다는 인식이 소비자들에게 각인되면서 한우 소비는 늘었지만 사육 두수와 생산비 증가는 가격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축산농가에서는 앞으로가 더욱 걱정이다.

▲ 가축시장에 도착한 소를 축협 직원이 시장 안으로 끌고 가고 있다.
▲ 가축시장에 도착한 소를 축협 직원이 시장 안으로 끌고 가고 있다.

이날 가축시장에 출하된 소는 모두 209두. 지난달부터 설 명절을 앞두고 300두 가량 출하되던 것에서 100두 정도 줄었다.

해남 가축시장과 달리 전국에서 소가 모이는 강진 가축시장도 이날 함께 열리면서 농가와 경매인들이 나뉘었다. 명절 소비물량이 이미 2~3주 전 출하를 마쳤기 때문이다.

4일 비육암소 최고가는 kg당 1만2050원으로 황선옥(64·화산 갑길) 씨의 소가 1등을 하며 중량 670kg으로 807만3000원에 거래됐다.

황 씨는 "매번 2등만 하다가 처음으로 1등을 하게 돼 기쁘다"며 "정성껏 기른 소가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출하된 209두 중 198두가 낙찰됐으며 비육암소는 kg당 평균 1만100원, 비육수소는 7800원을 받았고 임신우는 546만원, 암송아지는 366만원, 수송아지는 436만원에 거래됐다. 수송아지 최고가는 559만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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