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는 추진협의회, 판매는 연합사업단이
군 농협 생산자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지난해 7월에 제기돼 행정이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겨울배추 전량계약재배사업은 농협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추진협의회를 조직하지 않으면 성공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군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한 전량계약재배 사업을 군과 농협 생산자가 원점에서 머리를 맞대고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 해남의 겨울배추는 3700ha가 재배돼 전국의 75%를 차지했지만 전량계약재배를 추진했던 지난해 군의 강력한 재배면적 축소방침과 상인들의 분산정책으로 해남 겨울배추가 약 3400ha가 재배돼 점유율이 전국의 65%로 감소했다. 또한 정식시기에 1포기당 600∼ 700원까지 호가했던 가격은 따뜻한 날씨, 타지역 재배면적확대, 소비감소, 중국산 김치 수입이 늘어 1포기당 200∼ 300원에 거래돼 농가들이 경영비조차 건지지 못한 최악의 상황에 빠지게 됐다. 면내 전면적의 90% 이상 계약재배를 했던 황산농협(조합장 한춘복)은 70만평을 폐기처분 했고 이 사업으로 10억원의 손실을 입어 채소수급안정화자금 손실적립금으로 대처했다. 한춘복조합장은 “가격이 폭락한 상황에서 농가들에게 1포기 당 300원을 보장해 준데 의의가 있었다며 올해도 100% 계약재배를 실시, 농가들에게 최저가격을 보장해 주고 이익이 발생하면 환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체 물량의 30% 정도를 계약한 산이농협(조합장 박종갑)은 계약 참여 농가들에게 1포기 당 500∼600원의 소득을 보장해 줬다. 해남 겨울배추는 전국 생산량의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미 독과점의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계약재배 사업을 강력하게 운영할 조직과 주체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통법인과 농협이 함께 참여하는 겨울배추 생산자협의회는 구성단체의 성격이 달라 동일한 목적을 추구하기 힘들고, 연합사업단은 4개 농협이 힘을 실어주지 않음에 따라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해남군은 지난해 조합장(5명)과 유통법인(7명), 재배농민(10명)이 참여하는 추진협의체를 구성하고 적정면적 재배지도, 전면적 계약재배 대책, 계약금액 및 판매금액 결정, 출하시기 조정, 기타 겨울배추 수급대책 관련 제반업무를 추진키로 했다. 군이 12월까지 상황실을 설치하며 주도적으로 이 사업을 진행했지만 농협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해 계약량이 56%에 그쳐 실패로 여겨졌다. 하지만 유통전문가들은 56%라도 판매창구를 단일화 시켰다면 가격지지효과를 볼 수 있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남군은 올해도 겨울배추 전량계약재배 사업을 추진하는데는 변함이 없지만 이 사업의 추진 주체는 군이 될 수 없다며 5월중으로 농협과 생산자 등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열어 백지상태에서 사업을 다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배추사업의 중심은 주산지 4개 농협이며 그 중에서도 선도하는 농협을 주축으로 추진협의회를 구성해 계약재배 및 겨울배추 활성화 사업을 강력히 추진해야하며 군은 이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겨울배추 사업의 실무적인 일은 이 추진협의회에서 처리하고 판매 창구는 연합사업단이 맡아야 하는데 연합사업단은 주산지 농협의 전무급이 책임을 맡고 전문 인력을 파견해 독립적으로 운영돼 농협을 강제할 수 있어야 한다. 김윤태 연합사업단 상무는 군지부와 지역본부, 농협중앙회의 직원을 사업단에 파견토록 해 농협 계통 매장과 김치공장 등에 연합판매 사업단의 물량을 우선적으로 공급토록 하는 판매망 확충과 각 농협의 판매망을 점진적으로 통합해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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