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하순 차일피일 미루며 게으름 피우다 미생물 접종시킨 쌀겨더미 옮기는 일을 하는데 강아지 녀석이 코를 킁킁거리며 쌀겨를 핥아먹는다. 주재료인 쌀겨에 김칫국물, 냉이효소부산물, 쉬어버린 곡주, 곰팡이 핀 떡, 벼 건조시 부산물 중 하얀곰팡이 핀 왕겨, 여기에 특별히 신경 쓴 재료가 집 뒤 억새밭 바닥에 떡처럼 하얀 포자가 엉겨있는 뿌리와 흙 재료를 혼합하고 물과 쉬어버린 동치미국물로 수분을 조절하고 흙바닥에 싸놓고 짚과 거적으로 덮어두면 삼사일 후 술 익는 냄새 같은 향긋한 냄새가 진동한다.   무농약 쌀재배를 하며 쌀겨를 이용하여 제초와 유기물 공급을 하는데 시판되는 자재는 가격이 비싸 쉽게 이용할 수 없어 농업부산물을 이용해 편하게 자가제조하여 활용하고 있다. 근래 우리는 친환경농업이나 친환경농산물이란 홍수 속에서 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친환경농업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있을까? 2005년 1월 1일부터 국제기준(codex)에 근거해 친환경농산물인증제도가 실시된다. 국제기준에는 유기재배시(전환기유기 재배포함) 일반유기질 비료 및 유기사료기준에 맞지 않는 사료와 수의약품에 주로 의존하는 공장형농장에서 기른 가축으로 생산된 축분비료는 사용하지 못함이라고 명시하고 있고, 집에서 소량으로 기른 가축으로 생산된 축분은 사용가능(5마리이하)하며, 일반재료(깻묵, 쌀겨 등)를 혼합, 자가제조한 비료는 사용불가라고 엄격히 고시하고 있다. 또 유기경종에서는 작부체계의 계획에 따라 윤작 녹비작물의 재배 작부 체계내 두과작물의 재배 등 유기경종의 내용을 엄격히 강조하고 있다. 이는 국제화시에 맞춘 기준이라고 이해는 하나, 현재는 우리 농업현실에서 유기사료기준에 맞는 사료를 급여한 축분사용, 유기경종에서의 윤작, 재배 작부체계내 두과작물의 재배 등 이행하기 어려운 항목들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친환경농산물의 생산확대는 목표치에 그칠 것이다.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일은 농업인의 의무이고 건강한 토양을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 ``또한 농업인의 몫이겠지만 우리농업의 현실을 고려한 사전준비는 농정을 계획하고 운영하는 정책 입안자들의 몫 일진데 그동안 친환경농업은 민간단체에서 생산기술교육과 소비자교육 및 농산물의 판매까지도 도맡아 했었다. 이제 정부에서 농산물개방시대 미래농업의 방향으로 친환경농업을 육성시키겠다면 실천 가능한 기술(종합방제, 토양과리)개발과 지속가능한 농업정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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