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가구 화원 월래마을 민심 '뒤숭숭'
세차례 이장선거에 양측 "무효" 맞서
풍력발전소 건립도 찬반 의견 팽팽

20가구가 살고 있는 화원면 월래마을이 풍력발전소와 이장선거 문제로 두 쪽으로 갈라졌다.

이 마을은 지난해 12월 28일 이장선거를 실시했지만 이장에 출마한 두 명의 후보 측이 선거방식에 합의하지 못하며 휴대폰 문자투표와 현장투표라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문자투표에서는 현 이장이 투표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 11표 전부를 얻어 1위를 차지했고, 현장 투표에서는 상대후보인 A 씨가 현 이장을 6대 3으로 눌렀는데 양 측은 이를 바탕으로 자신들이 이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 이장 측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면사무소에서 비대면으로 이장선거를 진행하라는 공문이 와 사전에 마을방송과 전화, 문자 등을 통해 문자투표가 있음을 공지하고 정당하게 투표를 진행했으며 오히려 상대 측이 마을 사람들에게 제대로 공지도 않은 채 자기 사람들로만 현장투표를 진행했고 5인 이상 집합금지 원칙도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A 후보 측은 문자투표의 경우 비밀투표가 보장되지 않을 뿐더러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참여하기 힘들고 조작 등의 우려가 있어 마을 선착장 부근 팔각정에서 현장투표를 진행했으며 현장투표 결과가 먼저 나오자 문자투표가 진행된 것이다고 반박하고 있다. 

양 측은 또 상대가 주민등록이 다른 지역으로 돼 있어 투표 자격이 없는 사람을 투표하도록 했다는 등 선거 공정성에도 서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장선거를 위임받아 진행해야 하는 마을 개발위원장은 당초 선거방식에 이견이 있어 현장투표와 문자투표를 합산해 이장을 뽑으려고 했지만 제대로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선거가 진행됐고, 양 측이 서로 선거절차와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자신들이 이겼다고 주장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다.

화원면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 이달 초 마을에 공문을 보내 통일된 단일 후보를 이장 후보로 다시 추천해줄 것을 요구했고 이후 마을에서 두 차례 선거가 다시 치러졌지만 재선거 자체가 무효라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이 발생해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한 채 이장 공석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화원면은 최근 월래마을을 포함해 5개 마을 주변에 풍력발전소 건립이 추진되면서 찬반 여론이 나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이번에 이장 공석 사태가 발생한 월래마을의 경우 현 이장은 풍력발전소 반대대책위 대표를 맡고 있고 상대 후보는 풍력발전소에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풍력발전소 찬반과 맞물려 두 후보가 서로 이장이 되려는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화원면은 논란이 계속되자 공무원과 양 측 참관인이 참여한 가운데 전체 주민들을 상대로 한 이장선거를 공정하게 다시 치르자는 입장을 전달했는데, 양 측에서 어떤 입장을 보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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