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변화는 주민자치에 길이 있다"

- 실천하고 피부로 느끼는 게 중요
서울 생활 접고 9년 전 고향 찾아

"예전 정겨웠던 마을로, 주민들이 화목한 마을로 가꾸고 싶었는데 그 길이 바로 주민자치에 있더라고요."

마산면 용소리 김해경(56) 이장. 4년째 마을이장을 맡고 있는 그녀에게 지난해부터 또 하나의 직함이 생겼다. 바로 자치활동가다.

서울 생활을 접고 9년 전 친정 동네로 귀향한 그녀는 친구들과 뛰어놀던 앞동산이 사라지는 등 예전 정겨웠던 동네의 모습은 없어졌지만 그렇다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지도 않아 안타까웠다고 한다.

특히 예전에는 일손을 서로 돕는 품앗이가 잘돼있었지만 농업도 기계화와 규모화가 되고 고령화까지 심화되면서 자신의 농사를 살피는데도 버거워 이웃을 돌아볼 여유가 사라진 것에 아쉬움도 컸다.

때문에 이장을 맡아 이웃이 돈독한, 함께 마을 일을 하며 정을 나눌 수 있는 마을로 변화를 주고 싶었다. 처음엔 막연한 생각뿐이었지만 박문재 전 마산면장으로부터 마을공동체 활동 지원사업에 대해 듣고 마을에 필요한 사업이란 생각에 마을주민들과 함께 계획을 세워 신청했다. 그렇게 사업비 500만원을 지원받아 마을 꽃길을 조성하는 등 주민들이 합심해 마을을 가꿔나갔다. 지난해에도 이 사업을 신청해 선정되면서 주민들과 함께 블루베리를 식초로 만드는 소득사업을 추진했다.

그녀는 "고령화와 갈수록 주민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귀농·귀향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당초 기대했던 성과까진 도달하지 못했지만 주민들이 함께 계획을 세우고 시행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하나로 뭉치는 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추진하면서 마을리더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고 주민자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고 각종 교육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해남군에서 지역자치 역량 강화를 위해 자치활동가 양성 아카데미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했다.

자치활동가 교육을 받으며 그녀 스스로도 변화하게 됐다고 한다. 막연하게만 생각하던 주민자치나 혼자 생각하던 것에 대해 교육을 받고 교육생들과 이야기 나누며 구체화해 나갔다. 교육을 통해 해남에서 나고 자랐지만 지역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것도 느꼈다. 특히 '하라면 하지'라는 수동적인 의식을 능동적으로 바꾸기 위해 주민들의 의식개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마을별로 직접 부딪혀 작은 일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도 갖게 됐다.

그녀는 "마을공동체, 주민자치에 대한 마을 리더들의 생각이 중요하며 이를 계기로 주민들에게도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며 "올해 2기 아카데미에도 많은 주민들이 참여해 자치활동가가 더 많이 양성된다면 이를 토양으로 해남군의 주민자치 분위기가 확 살아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마을공동체 활동 지원사업에도 마산면 뿐만 아니라 해남군내 많은 마을들이 신청해 공동체를 위한 활동을 직접 피부로 느껴볼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녀는 올해 마을공동체 활동 지원사업 3차인 열매단계를 신청해 새로운 마을소득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마산면이 올해 실시할 계획인 '마을 제대로 알기 사업'에도 기대를 갖고 있다.

그녀는 "내가 사는 마을이 변화하면 마산면과 해남군도 변한다고 생각된다"며 "자치활동가 교육을 통해 스스로도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해남군에 감사하며 많은 분들이 주민자치에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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