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20일 중국 우한에서 전날 입국한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이 흐른 것이다.

초기에는 해외유입 사례가 대부분이어서 '남의 나라 일' 정도로 치부됐다. 하지만 2월 들어 대구·경북지역의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1차 유행에 접어들었다. 국내에서 하루 300~900명대의 확진자가 나타났다.

8월에는 사랑제일교회와 서울 도심 집회를 계기로 수도권 중심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2차 유행이다. 3차 유행에 들어간 11월부터는 전국에서 무차별적으로 감염자가 발생했다. 12월에는 하루 10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게 지난 1년간의 국내 코로나 이력서이다.

해남은 줄곧 코로나 청정지역을 유지해오다 지난해 11월 27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새해 들어 감염자가 잇따라 발생하며 6명(해외입국자 1명 제외)의 누적 감염자가 나왔다.

지난 1년간은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말처럼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가 일상을 지배했다. 마스크는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과정에서 '비대면'이 우리 삶을 옥죄었다. 음식업·여행업 등 영세 자영업자들은 생존의 기로에 내몰렸다. 유흥시설 집합금지는 이달 말까지 이어지고, 식당이나 카페 등도 밤 9시면 문을 닫아야 한다. 사적 모임도 4명까지로 제한되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 상황에 따라 사회·경제 각 분야에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비대면의 일상'은 계속된다고 봐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체온을 측정해야 하는 일상의 제약이나 불편은 앞으로 1년 가까이 감수해야 할 것이다.

방역 당국의 계획대로라면 다음 달부터 백신 예방 접종에 들어간다. 그렇더라도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60~70%가 백신을 맞아야 집단 면역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그게 오는 11월께로 보고 있다. 집단 면역이 있게 되더라도 감염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또 있다. 백신 접종이 진행되는 동안 면역력을 획득했다고 예전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꿈틀거릴 것이다. 백신에 기대어 방역이 느슨해진다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백신 접종이 진행되더라도 올 한 해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 한다. 방역 당국은 집단 면역에 완착할 때까지 방역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 해남의 지역민들도 개개인의 방역수칙을 지켜나가야 한다. 그러면 희망의 불빛도 서서히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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