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두륜산 숲속 여행

 
 
 
 

- 주차장 콘크리트 옹벽에 3단 벽화
압착시멘트·스테인리스로 입체감

삭막하고 흉물스러웠던 콘크리트 옹벽에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나무와 사슴, 비둘기 등 숲속 표정이 그대로 담겨 높이 8m, 길이 60m의 대형 벽화로 새로 탄생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일환으로 최근 두륜산 케이블카 주차장 옹벽에 '힐링 숲-두륜산 숲속 여행'을 주제로 한 벽화가 완성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해남미술협회(지부장 박윤희) 작가 9명이 참여한 이 사업은 3개의 옹벽이 층을 이루며 그 사이에 공간까지 있어 하나의 벽에 페인트칠로 벽화작업을 하는 기존 방식 대신, 새로운 재질이 동원돼 평면그림과 입체조형물을 조화롭게 배치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옹벽에 그려진 배경과 그림에 색이 들어간 압착시멘트 가루를 뿌려 채워나가는 섬세한 작업이 진행됐고 숲속 동물들은 스테인리스 조형물로 입체감을 살렸다.

가장 아래 벽에는 나뭇잎을 그려 넣었고 두 번째 벽에는 나무 몸통과 산짐승 형상, 그리고 세 번째 벽에는 풍성한 나뭇잎과 해남의 군조인 산비둘기 형상이 자리하고 있다.

층층으로 이뤄진 3개의 벽이어서 각각의 벽에 그림과 입체조형물이 담겨있지만 멀리서 보면 마치 하나의 벽에 그려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또 아래와 위 벽과 벽 사이에는 홍가시나무 150주를 심어 실제 나무와 벽화 나무의 오묘한 조합을 선보였고 홍가시나무가 자라면 또 다른 모습을 즐길 수 있는 색다름도 품고 있다.

벽이 높다보니 사다리차가 동원되고 참여 작가들 모두 전공분야가 다른데다 압착시멘트기법이나 입체 조형물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서로 힘을 합쳐 한 달 넘는 작업 끝에 멋진 벽화를 만들어냈다.

오승관 총괄대표 작가는 "층층으로 이뤄진 옹벽이어서 처음에는 벽화를 그릴 엄두가 나지 않았고 단순한 페인트 벽화는 어렵다고 판단해 참여 작가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서로 협력해 마치 하나의 벽에 그린 것 같은 멋진 벽화가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 작가는 또 "전체적인 톤을 핑크색 등 따스한 색상으로 잡고 나무와 산비둘기 형상 등 평면그림과 입체조형물을 배치시켜 두륜산이 갖는 웅장함과 편안함,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해남 관광 1번지 두륜산에 마련된 이 벽화가 모두에게 쉼을 느끼도록 하고 힐링을 선물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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