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양동원 편집국장

 
 

지방의회는 1991년 30년 만에 부활됐다. 올해는 되찾은 지방의회가 30년을 맞는 해이다.  지방의회는 집행부와 함께 지방자치를 이끄는 두 수레바퀴이다. 어느 한쪽의 수레바퀴가 작동을 하지 못하면 지방자치도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 지방자치법도 지난해 12월 9일 32년 만에 전부개정됐다. 법 개정으로 지방의회는 의회 사무기구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확보하게 됐다. 지방의회에 더해진 권한은 더해진 책임도 요구한다. 해남군의회는 지난해 나름 성과를 거뒀으나, 한편으로 불협화음을 내며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지방의회는 유권자인 주민을 대변하고 행정사무감사와 조사를 통해 집행부를 감시·견제하는 기능을 갖는다. 새로운 자치분권 시대를 맞아 김병덕 해남군의회 의장을 지난 5일 의장실에서 만났다.

 

후반기 의정 생중계 적극 도입
농고 신설해 해남농업 주춧돌로
작년 의회 불협화음 군민에 송구 
의장단 선출방식 제도개선 절실

 

- 올해 군의회 현안과 대책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대응과 지역 감염 확산을 막고 대비하는 것이다. 저소득층, 독거노인, 위기 가정 등 취약계층의 민생 지원과 소상공인 생계안정, 농수산물 유통체계 구축 등 군민의 생활안정과 지역경제 회복이 절실하다. 또한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른 지방분권과 신청사 시대를 맞아 군민의 대의기관으로서 군민 중심의 의정 서비스와 변화된 의회를 만들어나가겠다. 의회 생중계 시스템과 주민소통실 설치 등 군민의 알권리와 참여 확대를 통해 열린 의정을 구현할 것이다. 그리고 기후변화 연구단지 유치를 위해 의회의 역량을 집중하고자 한다. 군의회는 지난해 아쉬움을 떨쳐내고자 기후변화 연구단지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공모사업 유치에 대비를 하고 있다.

- 군의회 운영에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부문은.

△의원 역량 강화와 상임위원회 중심의 활발한 의회상에 역점을 두겠다. 예산, 조례, 행정사무감사 등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상임위에서 안건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의정활동의 전문성을 높이겠다. 의원 역량 강화의 경우 기존 의원 연구단체 활동에 더해 시대적 흐름과 변화, 그리고 지역 문제와 고민을 담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 다양한 사례 연구와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의원 개인의 역량은 물론 의회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제고하겠다. 더불어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강화해 청렴하고 깨끗한 의회 문화 조성에 힘쓰겠다.

- 올해 군의회에 변화가 있다면.

△상하반기 의사 일정에 변화를 두고 싶다. 예산 심사나 업무보고 청취 등의 과정에서 중복이 많아 효율성이 떨어진다. 상임위별로 소관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 행정사무감사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집행부에 대한 지적 등이 의례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임위나 본회의 등에 대한 생중계도 검토하고 있다. 군민의 알권리를 충족해야 한다. 하반기 중 생방송이 도입되면 의정활동도 보다 충실해지고 품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 동료 의원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역과 군민, 의회를 위해 노력해준 의원들에게 감사하다. 방법의 차이가 있지만 군민의 행복과 지역 발전이라는 목표는 모두가 한마음이다. 배려와 존중, 그리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군민에게 신뢰받는 의회를 함께 만들어가도록 힘을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군민에게 한마디 한다면.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 그리고 질책과 격려를 통해 의회가 지방자치의 한 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응원을 부탁 드린다. 군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신뢰받는 의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인생 철학이나 좌우명을 소개하면.

△낮은 자세로 일하고 겸손하도록 노력한다. 열흘간 붉게 피어있는 꽃이 없다는 뜻의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있다. 어느 자리에 있던지 '지금의 자리'가 과분하다고 생각한다.

-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해남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사업을 하면서 지역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꼈고, 청년회의소 회원으로 봉사 활동을 하면서 보람과 성취감을 많이 가졌다. 2002년 월드컵 당시 길거리 응원을 주도했다. 성공사례로 장관 표창도 받았다. 시민단체, 언론과 공동으로 국회의원 초청 토론회도 마련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좀 더 활발한 봉사에 대한 욕구가 생겼다. 이런 경험들이 바탕이 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한다.

- 정치인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소임을 다하는 게 우선이다. 어떤 일이든지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판단은 이후의 일이다. 의장이 되고 난 후 회기가 아니더라도 매일 출근하고 있다. 현안을 챙기고 집행부와 논의를 해나가고 있다.

- 교도소 수용자 교화 활동으로 지난해 말 법무부장관상을 받았는데.

△해남교도소 개소 이후 교정협의회원으로 줄곧 활동하고 있다. 사무국장을 맡았을 당시 회비를 갹출해 불우 재소자 가족을 돌보는 일을 했다. 주로 경제사범 등의 수용자 가족은 아주 힘들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법무부가 이런 사업을 채택하고 있다.

- 후반기 의회에서 하고 싶은 일은.

△의장단 선출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입후보자가 없는 현행 교황선출방식은 후유증이 너무 크다. 불신과 갈등만 불러일으킨다. 후보자가 자신의 소신을 밝히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 지금의 깜깜이식 선출방식은 더 이상 안 된다.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해남은 우리나라 최대 농업군이다. 공업계 고등학교보다는 농업계열 고교를 신설해 차별화된 농업인을 육성해야 한다. 젊은 농업 인력을 키워 해남의 미래 농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한 학년당 20명 정도를 선발해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고, 선진 농업연수 등 차별화된 교육을 실시하면 좋겠다. 그러면 이들이 해남 농업을 이끌 것이다. 이제는 농업도 6차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젊은층이 농업에 관심을 갖고 활로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 지역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활발한 토론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현안에 대해 이해관계가 얽혀 찬반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격려와 조언, 조정 등을 거쳐 화합의 길로 나서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 지난해…

- '지난해' 지난해 7월부터 후반기 의정을 이끌면서 보람으로 생각하는 게 있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의정활동이 제한적이었지만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장애인단체와 간담회를 통해 수어통역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지난해 말 폐쇄될 예정인 해남동초·중학교 축구부 합숙소도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을 만나 6개월 유예를 이끌어냈다. 이처럼 농어업과 체육 등 분야별 단체 및 지역 주민과의 간담회를 갖고 현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 '지난해' 의정활동에서 아쉬운 부문은.
△의회 내 소통과정에서 발생된 문제를 내부적으로 잘 마무리 지어 단합된 의회를 보여야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해 송구할 뿐이다. 의회 스스로 군민들의 높은 기대와 관심에 부응할 수 있는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가 중요하다. 다만 더 나은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진통이라 생각하고 이를 거울삼아 자정력과 윤리의식을 강화해 배려와 존중의 의회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 올해로 해남군의회가 출범한 지 30년이 되는 만큼 보다 성숙한 의회가 정착되도록 하겠다.

- '지난해' 의정활동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군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어려움을 속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한 점이 늘 어렵게 다가온다. 한정된 예산과 여건에서 선택과 집중이라는 명제 앞에 놓이게 된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집행부와 손을 맞잡고 군민들의 불편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지속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하여 군민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하고 의회 내에서도 서로 존중하고 포용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아나가야 한다. 함께 고민해 지역 현안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을 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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