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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처럼 나가는 농정개혁 소망정거섭(해남군농민회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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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08  10: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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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식량을 자급하고 있을까? 이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식량 자급에 있어 어떤 문제가 있고 우리 국민과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얼마나 있을지 회의적인 생각을 한다.

인구 5180만명, 농경지 158만ha, 국민 1인당 농경지 91평, 식량자급률 23%. 국민 1인당 농경지 면적은 1965년 238.8평, 2000년 119.7평, 2019년 91.5평으로 연 평균 2.6평이 넘는 농경지가 사라지고 있고 이상기후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정부와 농업 관료들은 이런 상황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농업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농업 현실은 어떠한가.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농지는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경자유전의 원칙이 무색하게 부동산 투기장으로 변했다.

매년 2만ha에 가까운 농지가 사라지고 부족한 농지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국민들이 먹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여 가격이 올라야 하지만 농민들이 피와 땀으로 가꾼 농산물은 폭락에 폭락을 거듭한다.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 정부와 언론은 농민들이 과잉재배를 했다고 떠들어 댄다. 과연 과잉재배로 인하여 폭락했을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농민들의 책임으로 떠넘기려 하는 정부와 언론의 행태는 진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다.

우리나라는 농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농민들이 어떤 농산물을 과잉재배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어렵다. 겨울배추 한 품목만 놓고 보더라도 지난해 배추 재배면적이 늘었다고는 하나 잦은 비로 정식할 시기를 넘겨서 심은 배추면적이 많다.

결과는 작황이 좋지 않은 배추밭이 많게 되었다. 작황이 좋다고 하더라도 김치 수입과 코로나19 상황이 아니라면 폭락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지난해 김치 수입량이 30만6000톤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신선배추로 환산하면 70만톤으로, 해남겨울배추 생산량의 3배에 가깝고 전국 배추생산량의 28%에 달한다.

이것은 무엇을 말 하는가? 정부의 수입농산물에 대한 관리체계와 조직이 부실해서 불러온 수급정책의 실패로 당연한 결과다.

부족한 먹거리를 당장은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 우리나라의 농업 현실에 맞게 수입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그것에 맞게 정부조직을 개편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농민, 농업, 농촌을 살리고 식량안보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수입이 불가피하다면 정부는 농민들이 작물전환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만들고, 공급 과잉이 예상되는 품목을 예고하여 농민들이 애써 가꾼 농산물을 갈아엎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 해남의 농민들은 힘든 겨울을 나고 있다. 지난해 잦은 태풍과 수해 등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로 밭작물은 수확할 것이 없어 갈아엎고, 기대했던 쌀 수확량은 전년 대비 30% 가까이 감소했는데 정부와 공무원들은 수확량 감소를 은폐하고 축소하는 데에 온 힘을 기울였다.

공무원, 농협 직원 등 직장인들은 특별히 임금 인상을 하지 않아도 호봉이 올라간다. 반면 농산물가격은 어떤가? 농자재 가격은 매년 오르기 때문에 생산비는 매년 상승하지만 애써 가꾼 농작물은 생산비도 못 건지고 갈아엎기를 반복한다. 농민들은 돈이 없고 농자재 판매상은 수금이 안돼서 울상이다.

신축년 소의 해! 소처럼 일을 해도 생산비도 못건지는 한 해가 또 반복될 것인가? 아니면 흰소띠 해 답게 상서로운 기운이 우리 농민에게도 물씬 일어나는 복된 해가 될 것인가?

2021년 신축년을 맞는 농민들은 또 다시 새해 영농설계를 해야 한다. 무엇을 심어야 소득을 내고, 외상값과 빚을 갚을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진다.

올해도 답답하지만 국민 먹거리를 생산하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농민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잃지 말자. 농업이 주된 산업인 우리 해남부터 농민들과 군민들이 단합하고 힘과 지혜를 모아 농업 적폐를 청산하고, 농정 대개혁을 이루는 길로 한 걸음 한 걸음 소처럼 우직하게 나아가는 신축년 새해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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