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꿔놓은 일상 속에서 궁금해지는 게 있다. 인간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세상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전망할 수 있을까. 하루하루 팬데믹이 끝나기만을 기도하고 바라지만 각자의 삶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딱히 없어 보인다.

2020년 해남 10대 뉴스 영상을 제작하면서 2019년 말에 계획했던 2020년의 모습이 어땠나 생각해봤다. 해남군은 '2020 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해남 알리기에 총력을 다할 것을 예고했고, 군민들도 경제 활력을 기대하며 각자의 성공을 꿈꾸지 않았을까.

2021년, 소비 트렌드가 정리된 한 책자에서 눈에 띄는 단어는 '업글인간'(Elevate Yourself)이다.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이란 뜻의 신조어다. 이전의 스펙 쌓기와는 조금 다르다.

대표적으로 '몸의 업그레이드', '취미의 업그레이드', '지식의 업그레이드'가 있다고 한다.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것은 맞는데, 내면에서부터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려는 움직임이고, 매일 진화를 꿈꾸는 사람이다.

업글인간의 목표는 '성공'이 아니라 '성장'이다. 이들이 꿈꾸는 것은 '남들보다 나은 나'가 아니라 '어제보다 나은 나'다. 자기 계발의 패러다임이 변화한 것이다. 마흔이 넘은 내 친구들 중 미혼이거나 아이를 낳지 않는 친구들도 제법 있다. 고정된 직장이 아니라 프리랜서로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의 삶은 어떤가.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 사표를 품고 다니는 직장, 피하고 싶은 상사와의 만남 등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 고민해 봤을 현실의 명쾌한 해답은 어디 있을까.

'업글인간'의 작가는 말한다. 너무 힘들면 옮겨도 된다고, 정답은 아니지만 대안은 될 거라고, 옮길까 고민하기 전에 마음 먼저 달래고 가라고 한다.

2021년 업글인간의 등장은 행복의 무게추가 목적의식 쪽으로 천천히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의미 있는 일을 즐겁게 해나가는 삶. 재미와 의미 사이의 균형이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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