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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의 시대
양동원 편집국장  |  dwyang9@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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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08  10: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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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 인구재앙을 알리는 두 건의 달갑지 않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나는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가 지난해 처음으로 줄었고, 또 하나는 22년 후인 2043년이 되면 지금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고령인구 비율)인 일본마저 앞서게 된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인구는 5182만9023명이다. 1년간 출생아가 27만5815명에 그친 반면, 사망자 수는 30만7764명으로 2만838명이 감소한 것이다. 죽음이 탄생을 앞지르며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 크로스'(dead-cross) 현상이다. 2020년은 전쟁 등 대재앙이 없는 시기에 나타난 최초의 인구 감소의 해로 기록되게 됐다.

해남의 인구감소도 가파르다. 지난해 말 해남의 주민등록인구는 6만8806명으로 1년 사이 1548명 줄었다. 2017년 말 인구(7만3604명)와 비교하면 3년간 4798명이 감소했다. 14개 읍면 가운데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황산면(4856명)이나 인구가 적은 면의 2개가 통째로 사라진 셈이다. 말 그대로 인구재앙이다.

이참에 인구정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포스터를 찾아봤다.

6·25 전쟁이 발발한 50년대에는 '3남 2녀로 5명은 낳아야죠'가 표어이다. 전쟁 이후 출산을 장려한 것이다. 이게 9년간의 베이비 부머 세대(1955~1963년생)로 이어졌다.

60년대부터 40년 가까이 산아제한 정책은 요지부동이었다.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3자녀를 3년 터울로 35세 이전에 단산하자' 등등. 포스터 내용이 거의 협박 수준이다.

70년대에는 지금도 생생한 표어가 등장한다.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출산이 본격적으로 줄어든 80년대 들어서도 '하나'만을 고집한다. '둘도 많다. 하나 낳고 알뜰살뜰',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무서운 핵폭발 더 무서운 인구폭발' 당시 인구정책을 주관한 보건사회부를 소환하고 싶어질 정도이다.

90년대는 어정쩡한 인구정책을 유지하다가 2000년대 들어서 180도로 바뀌게 된다. '자녀에게 가장 큰 선물은 동생입니다', '낳을수록 희망 가득 기를수록 행복 가득', '아기들의 웃음소리 대한민국 희망소리', '가가호호 아이 둘셋 하하호호 희망 한국'

우리나라 인구정책은 헛발질의 연속이다.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아이 많이 낳으라며 밀어붙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삶의 질과 인권을 높이는 정책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인구가 줄어들면 불거지는 문제가 한두 가지 아니다. 노동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 위축, 세수 부족에 따른 복지 저하는 물론이고 일본처럼 부동산 가격 폭락도 닥칠 것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양날의 칼'이다. 수명이 길어진 탓도 있지만 청년층이 적으니 고령사회로 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오는 2043년 36.4%까지 치솟아 일본을 앞설 것으로 전망됐다. 1960년 고령인구 비율이 2.9%로 세계에서 가장 젊었다. 이게 80년이 흐르면서 가장 늙어버린 것이다. 해남의 고령인구 비율(지난해 말 현재)은 32.4%로 20년 후 우리나라 평균치에 이미 육박했다.

고령화 추세를 어찌해볼 수는 없다. 저출산 현상을 조금이라도 개선해 더디게 하는 수밖에 없다. 한 명, 한 명이 더없이 소중하다.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야 할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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