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진이찬방 식품연구센터장)

 
 

코로나19로 움직임이 멈춰버렸던 작년 한 해 동안은 군민들 모두가 너무나 많은 고통을 안고 살았을 것이다. 새해를 맞는 오늘 코로나19 이전으로 돌려놓을 수는 없지만 남다른 각오로 새해의 해남을 맞이하고 싶다. 그래도 대부분의 군민들이 고통 분담차원에서 다같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에 해남은 전국에서도 청정지역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관광지마다 찾는 사람이 줄어들어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를 보았으며 해남의 활기찬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작년에 가장 고통받은 사람들은 여행업과 숙박업, 학원 그리고 도소매 및 요식업을 비롯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이지 않을까 한다.

필자는 새해 해남의 모습을 땅끝에서 맞이할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시작점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해남의 모습이 환하게 비치는 장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군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여 해남을 알리는 홍보요원이 되어야 한다. 해남은 누가 뭐라 해도 오염이 없는 농수산물이 풍부하고 안정적인 생산을 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추어져 있다. 무엇보다 소중한 농수산물이 유통과정에서 헐값으로 판매되기보다는 도회지의 소비자와 직거래될 수 있도록 홍보되어야 한다.

한편 이제는 단체 여행객을 기대할 수 없는 시국이 된 상황이다. 따라서 가족단위 소그룹으로 해남을 방문할 수 있도록 체험학습 위주의 관광상품을 만들어 운영하도록 변해야 한다. 해남은 농산물을 이용하여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품목이 다양하다. 쌀을 이용한 임가공 생산품목의 범위를 넓힐 수 있고 발효식품은 모든 농산물을 사용하여 가공할 수 있기 때문에 품목마다 생산이 가능한 지역의 특산물로 만들어 판매하면 된다.

해남은 많은 농지면적이 '친환경'으로 지정되어, 생산되는 농산물이 전국의 학교급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해남에서 생산되는 아열대 작물의 과일도 생산면적이 넓어지고 있으며 청정지역의 지하수를 이용한 장류의 가공에도 지리적인 혜택이 크다.

이제는 지역 내 생활권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해남군민들의 생활 패턴도 해남 안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 중 문화 및 예술 분야 학습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도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소규모 학습과정의 편성이 필요하다. 해남군에서는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도 다양한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안전한 교육장에 대한 대책을 세워줄 필요가 있다.

또 하나, 지방분권의 핵심인 지방자치법이 국회를 통과하여 각 지자체에서 관련 조례를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제는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과 관련하여 많은 변화가 예상되기에 군민 모두가 지방행정의 내용과 의미를 숙지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지방분권 시대를 맞아 주민 주도의 공동체 회복을 위한 대응 방안도 읍면에서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 군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례가 제정되고 지방자치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민자치 역량 강화에 군과 의회, 그리고 군민이 합심한다면 해남의 지방자치는 크게 빛을 발할 수 있다.

새해, 해남의 모습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민관이 합심하여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키고 가꾸어 나간다면 새로운 해남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친환경 농산물 생산으로 대표되는 청정해남으로 각인되는 데는 한 해 동안 각자 자리에서 본분을 다해온 군민들의 헌신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를 우리가 보듬고 점포를 방문하여 조그만 도움이라도 드릴 수 있도록 한다면 새해 해남의 모습은 활기차고 건강한 지역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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