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인기(본사 대표이사)

 
 

해남을 사랑하는 군민과 향우, 그리고 해남신문을 사랑하시는 애독자 여러분 안녕하신지요?

안녕하시냐는 인사를 드리기에 민망할 정도로 지난 한 해는 어려웠고, 새해도 힘든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코로나19의 위협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 먹고 싶은 음식, 가보고 싶은 곳을 가까이 하지 못하는 물리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의 일상으로 우리의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지고 '마음살이'도 편하지 않습니다. 위기가 오면 그 피해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가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자본축적을 위한 무한 탐욕의 대량생산과 과잉소비를 앞세운 신자유주의의 산업문명이 초래한 사회 양극화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부른 필연이기도 합니다. 돈이 없고 하루하루 살기에 힘든 일용직 노동자와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해남의 일반 서민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생명산업이자 우리 지역의 주력 산업인 농수산업을 담당하는 농어민들의 삶도 편치 않습니다. 지구 생태계 파괴와 화석연료 중심의 물질문명이 초래한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난해의 긴 장마, 집중호우와 태풍 등 기후위기로 인해 풍성해야 할 수확철 농심은 슬픔에 빠졌습니다.

얼마 전 80대 농촌 어르신 두 분이 온 힘을 다해 가꾼 무를 밭에서 썩힐 수 없다며 가져와 나누었습니다. 함께한 이웃들은 한결같이 맛있다며 더 구할 수 없느냐고 보챘습니다. 농민들이 정성을 다해 생산한 무가 무척 맛남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서글픈 현실에 마음이 상하고 애잔했습니다. 그래서 그 어르신의 얼굴을 바로 볼 수 없었습니다.

세상살기에 힘든 모습은 우리 해남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촛불혁명에 의해 탄생한 현 정권의 정책실행 과정을 보면 더욱 한심합니다. 정치판 돌아가는 모습은 살맛 나는 나라다운 모습은커녕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의 심화로 국민들은 살기 어렵다는 한숨과 함께 피로감만 느끼고 있습니다.

해남신문은 해남사회, 해남군민들과 더불어 갑니다. 해남이 발전하여 해남사람들이 행복하면 해남신문도 행복합니다. 해남신문은 군민이 주인 되는 정론직필(正論直筆)의 기치 아래 군민주주로 설립되어 지난해 창간 30주년을 보냈습니다. 해남신문은 창간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임직원들의 부족함도 많았지만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현재는 대표적인 지역신문이라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물리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의 일상생활로 인해 해남의 각종 축제와 행사가 취소되는 상황에서 신문사 경영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 수입도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해남신문 창간 30주년을 맞아 군민과 향우, 애독자들의 축하광고와 축하 명함광고가 그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됐습니다.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흠뻑 실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금년에도 해남신문은 해남군민들의 행복과 해남군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나아가겠습니다. 올해는 '새로운 출발, 다시 초심으로'라는 목표를 실천하는 첫해가 됩니다. 인력 충원과 지면 혁신을 통해 군민이 주인 되는 정론직필의 길을 꼿꼿이 걷겠습니다. 금년에도 코로나19 재난의 극복이 늦어지면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해남군민과 향우, 그리고 애독자님들이 보내주신 성원과 사랑의 마음을 마중물 삼아 임직원들의 피나는 노력이면 어떤 어려움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해 첫날의 찬란한 태양이 새 희망을 싣고 다시 떠오릅니다. 올해는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입니다. 소는 인류의 역사에서 농경 생활을 시작한 이래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입니다. 소는 은근과 끈기를 상징하며 동물로서 힘과 고집이 세지만 온순하고 믿음직하며 우직하고 의로운 존재로 여겨져 왔습니다. 소는 심우도(尋牛圖) 또는 십우도(十牛圖)라는 방황하는 인간들의 본성을 발견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야생의 소를 길들이는데 비유하여 그린 사찰의 벽화에도 등장합니다.

근면하고 인내심 있는 소가 거친 자갈밭을 간다는 의미의 석전경우(石田耕牛)와 서예가 백련 선생의 신년휘호 우보호시(牛步虎視)는 소같이 우직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면서 호랑이 같이 예리하고 날카롭게 보라는 의미입니다.

희망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길 바라면서 어떤 자갈밭이 우리 앞에 나타나더라도 우직하게 나아가면서 예리하게 미래를 성찰하는 새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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