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올라도 농민 시름 깊어
생산량 30% 정도 감소 영향

"가족과 친척들 먹을 것 빼고 나면 팔 수 있는 양도 얼마 없다. 쌀값이 올랐다고 하는데 농민들의 소득은 떨어졌다."

산지 쌀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농민들은 생산량 감소로 소득이 하락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지난 15일 산지 쌀값은 정곡 20kg 기준 5만4419원으로 5일 5만4327원보다 92원 올랐다. 수확기가 시작된 지난 10월 산지 쌀값은 5만4822원으로 시작해 소폭 하락했으나 11월부터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단체들은 쌀값 상승이 소비자 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 비축미의 방출을 촉구하고 있다. 쌀값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농민들이 요구하는 80kg 기준 24만원에는 미치지 않는 수준이나 소비자들은 쌀값이 오르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쌀값이 오른 이유는 올해 긴 장마와 태풍으로 쌀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해남의 벼 생산량이 6.6% 감소했다고 조사했지만 농업 현장에서는 30%까지 수확량이 줄었다고 토로하고 있다. 군에서도 읍·면 설문을 통해 23%의 수확량이 감소했다고 조사했다.

올해 벼 재배면적은 1만8467ha로 평년 같으면 11만8000여톤(1ha당 6400kg)의 생산이 예상됐으나 수확량은 크게 떨어졌다. 조사기관마다 감소량이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통계청 11만4000여톤(6.6%), 군 9만1000여톤(23%), 농민 8만2700여톤(30%) 등이다.

지역농협들이 최종 벼 수매 가격을 결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균 40kg당 6만9000원 선이 될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확량에 대입해 계산하면 평년 2035여억원, 통계청 1966여억원, 군 1569여억원, 농민 1426억여원이다. 농업현장에서 이야기하는 30%가 감소한 경우 평년보다 609여억원이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해남군농민회는 지난 16일 해남군청을 찾아 명현관 군수와 간담회를 갖고 생산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 현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농민회는 "쌀값은 일부 올랐지만 터무니 없는 수확량으로 농가소득은 크게 떨어졌다"며 "소득보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군에서는 공익직불금, 태풍피해, 공익수당 등으로 전년 대비 300억원이 추가 지급되는 등 농가 소득보전을 위한 방안들이 추진되고 있으나 소상공인을 비롯한 전 군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농민들도 이해해 주면서 대책을 찾아보자는 입장이다.

올해는 농업 외 모든 분야에서 경기침체와 소득 감소 등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어 농민들의 소득 감소에 따른 별도의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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