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해안선과 자연의 멋을 담은 화원반도에 자리한 화원중.

해남 유일의 사립중학교인 화원중(교장 허희봉)은 1966년 학교법인 춘계학원으로 인가받아 같은 해 3월 문을 열었다. 올해 2월 52회 졸업식을 포함해 지금까지 7237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명품 사립중의 위상을 다져나가고 있다.

화원중은 신화(신나는 화원중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화원중은 수업시간을 제외하고 하이파이브를 달고 살았다. 웃으면서 하이파이브, 즐거워서 하이파이브, 그냥 복도에서 만나면 하이파이브, 아침 등굣길에도 하이파이브. 하이파이브를 통해 서로를 응원하며 즐겁고 활기찬 학교문화를 조성하기 위함인데 학교에서 운영되는 모든 학사 일정과 행사도 모두 신화 프로젝트가 바탕이 되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 여파로 하이파이브 대신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교사들은 매일 학교 정문 앞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열체크를 하며 반갑게 맞이하는 등교 맞이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화원중 곳곳에 학생들이 직접 만든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이 내걸렸다.

1층 입구에는 '메리크리스마스'와 '해피뉴이어'라는 단어와 함께 각종 장식품들이 학생들과 교사들을 환영하고 있다. 또 교실 앞 복도에는 눈 모양의 형형색색 장식품들이 예쁨을 뽐내고 있고 게시판에는 산타할아버지와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들이 반기며 캐럴이 곧 울려퍼질 것 같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 학생들이 공책에 시를 옮겨 적고 느낀 점을 써보는 시 공책 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 학생들이 공책에 시를 옮겨 적고 느낀 점을 써보는 시 공책 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공책에 시 쓰며 쌓여 가는 바른 인성

글쎄, 해님과 달님을 삼백예순다섯 개나/공짜로 받았지 뭡니까/그 위에 수없이 많은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과/그리고/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벌레 소리들을 덤으로 받았지 뭡니까/이제 또다시 삼백예순다섯 개의/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그렇게 잘 살면 되는 일입니다/그 위에 더 무엇을 바라시겠습니까? (새해인사, 나태주 시인)

지난 14일, 등교하자마자 학생들이 공책을 들고 향한 곳은 도서실. 도서실에 있는 시집을 꺼내 공책에다 옮겨 적고 느낀 점을 써 내려간다. 

김윤지(2년) 학생은 나태주 시인의 '새해 인사'라는 시를 옮겨 적고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허무하게 지나간 것 같다. 이 시는 내년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는 시 같다. 나도 내년에는 알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라고 적었다.

화원중은 시 공책 쓰기 프로그램을 학년별로 일주일에 한 차례씩 진행한다. 정규수업을 시작하기 전인 오전 8시부터 40분 동안 학생들이 도서실에 모여 이 같은 활동을 반복하는데 정서적 안정감과 비판적 사고, 성찰하는 삶을 키우며 바른 인성을 쌓아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

나한서(3년) 학생은 "여러 시를 읽고 내 방식대로 해석을 해보는 시간을 갖다보니 다양한 사고와 비판적 사고를 키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박수빈(3년) 학생은 "친구들이 자기가 읽고 좋았던 시를 읽어보라고 추천을 하는 등 또 다른 소통의 공간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학생들이 셰익스피어 명작을 읽고 인상깊은 장면을 애니메이션에 담았다.
▲ 학생들이 셰익스피어 명작을 읽고 인상깊은 장면을 애니메이션에 담았다.

셰익스피어 명작을 영어로 읽어요

화원중학교 학생들은 셰익스피어 명작을 영어로 읽는다.

지난 14일 어학실에서는 1학년 학생들이 영어로 된 셰익스피어의 명작시리즈를 읽고 인상깊었던 내용을 태블릿PC에 만화형식으로 그려보는 '영어 명작 도서 읽기' 프로그램이 열렸다.

2학기부터 10주 차 일정으로 펼쳐지고 있는데 학생들은 셰익스피어의 명작 6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영어원서로 읽고 내용을 분석한 뒤 인상 깊었던 장면을 태블릿PC에 하나하나 장면을 그려나가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진행했다.

배하랑(1년) 학생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멕베스를 읽고 영어 명작 읽기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는데 영어 실력도 늘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세진(1년) 학생은 "12번째 밤이라는 작품을 읽고 있는데 평소 접해보지 못한 작품을 번역본이 아닌 영어원서로 읽고 이해하는게 색다르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 학습능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다양한 문화를 접하며 또 다른 독서 습관을 익히고 자신의 생각을 애니메이션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재구성하며 이해력과 성취감을 높이는 계기로 삼고 있다. 

 

▲ 학생 쉼터에서 학생들이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 학생 쉼터에서 학생들이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하는 원예테라피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하는 원예테라피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배움·나눔·활동이 신나다

학생자치회는 18일 학내에서 체육대회를 열었다. 코로나19로 학기초에 계획됐던 체육대회를 취소할까 했지만 코로나에 지친 학우들을 위로하기 위해 간소하게 행사를 열게 됐다. 학생들은 배구와 피구, 이어달리기, 보물찾기 등을 하며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함께했다. 

신나는 학교생활은 등교수업이 이뤄진 2학기 내내 이어졌는데 학생들은 2인 1조 봉사활동을 통해 학교환경지킴이 활동을 펼쳤고 친환경 학교 만들기를 위해 1회용품 아껴쓰기 운동도 펼쳤다. 미황사 템플스테이에 참여해 산사를 체험하고 아침을 거르는 학생들을 위해 아침식사를 준비해 나눔과 소통의 시간도 이어갔다.

학생자치회 앞에는 학생들을 위한 쉼터가 마련돼 학생들은 이 곳에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를 즐기기도 한다. 

학부모들도 자녀들의 신나는 학교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녀들의 학교생활을 응원하는 글귀와 함께 학교 미술실과 가정실에서 직접 마스크 걸이와 과자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또 자녀와 함께하는 원예테라피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힐링을 선물했다.

허희봉 교장은 "자기 주도적 학습으로 배움이 신나고, 함께 소통하며 나눔이 신나며, 다양한 체험으로 활동이 신나는 학교를 만들어가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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