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를 목표로 삼아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 싣는 순서 |

①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새로운 방법
② 농업을 통한 치유와 직업재활, '행복농장'
③ 청년들의 인큐베이터 '청송해뜨는농장'
④ 여성농업인을 위한 언니네텃밭
⑤ 네트워크 구축으로 역량 강화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⑥ 이방인들의 지역정착에 도움 '야호해남영농조합법인'
⑦ 농어촌지역에서 필요한 사회적 농업

 

사회적 농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국정과제 중 하나로 채택되어 시작됐다. 한국형 사회적 농업을 찾고 확산시키고자 전국 곳곳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사회적 농업이 활성화된 유럽의 경우에는 중세시대 교회나 초기 병원의 부속 정원으로 시작돼 사회적 보호시설의 일환으로 농장 조직이 구축되면서 근대적 형태의 사회적 농업으로 변화했다. 이후 많은 유럽 국가들이 사회적 농업을 치유와 사회통합을 위한 방안으로 확대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농업을 통해 장애인, 고령자, 청년 등 도움이 필요한 지역사람들에게 돌봄, 교육, 일자리 등을 제공하는 것을 사회적 농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농업을 기반으로 사회적 약자에게 일자리를 비롯한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농업이 가진 다원적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다.

확대와 연계로 효율 높여야
지속가능한 기반 조성 필요

농업은 단순히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농업활동을 통해 환경보전, 농촌사회 유지, 국토의 균형발전, 전통문화 유지 및 계승, 생물다양성 유지, 토양보전 등 다원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농촌은 주된 산업인 농업을 통해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 농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단순히 사회적 약자에게 일자리와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지역공동체를 견고히 다지고 활성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사회적 농업은 사회적 경제 영역 안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사회적 경제를 실천해나가는 사회적 기업들 중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곳도 증가하고 있다. 농업활동을 위해 여럿이 모여 만든 영농조합법인이나 농업회사법인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활동을 펼친다면 넓은 의미의 사회적 농업에 포함할 수도 있다.

사회적 농업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농업과 교육, 건강, 사회 등 다른 부분에 영향력이 확산된다는 것이다. 사회적 농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농업활동과 더불어 다양한 교육, 돌봄 등을 받게 된다. 이를 통해 정신과 몸이 건강해지고 성취감을 얻게 되는 참여자들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사회적 농업은 시장경제에서 발생하는 불평등, 빈부격차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적 농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농장이 안정적인 소득 구조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소득이 안정적이지 못하면 사회적 농업 실천은 어려움이 따른다.

농업활동이란 것이 연중 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이에 맞는 작물과 기반이 있어야 하고 농업 이외 활동도 이어가기 위해서는 농장과 참여자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야호해남영농조합법인의 경우에는 농업활동 외에 문화·예술 분야를 활용하고 있다. 야호해남이 지역의 문화·예술교육 활동을 펼쳐온 것도 농업만으로는 농촌에서 살아가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결혼이주여성들을 고용해 농사를 짓는 것도 매일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결혼이주여성들이 원하는 것은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는 것이었다. 각 가정에서 농사를 짓는 결혼이주여성도 많았고 농사 외에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이들이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에 나섰다. 최근에는 결혼이주여성을 넘어 다문화가정까지 범위를 넓혀 지역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대상과 함께하는 사회적 농업은 사회적 약자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구성원들이 관심을 갖고 연계해야 지속가능할 수 있다.

언니네텃밭은 농업에 종사하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된 통장 하나 없던 여성농업인들의 권익향상과 협력, 자립을 위해 시작돼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언니네텃밭 구성원들은 매주 모여 생산한 농작물로 꾸러미를 만들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돌봄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들이 계속 꾸러미를 만들며 자립할 수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 이들의 활동을 지지하고 꾸러미를 구입해주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지지는 언니네텃밭에 참여하는 여성농업인들을 넘어 지역민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까지 펼칠 수 있도록 하는 힘이 됐다.

지속가능한 사회적 농업을 위해서는 농장들의 연계로 효율을 높여야 한다. 개별 농장의 한계를 농장끼리 연계하고 지역 내 분야별 전문가들의 협력은 사회적 농업이 추구하는 공공의 건강, 교육과 훈련, 사회통합과 포용 등을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한다. 협력과 연계를 통해 효율을 높이고 사회적 농업이 지속가능한 기반을 만들기 위한 체계화된 지원방안이 필요하다.

도시와의 연계 방안도 필요하다. 도시의 사회적 약자들을 농촌에서 품고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면서 도시의 소비자들이 농업활동의 결과물인 농작물의 소비를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경제 주목
농촌의 미래 책임질 사회적 농업

코로나19 이후 많은 것들이 변화되고 있다. 도시는 확진자가 늘어나며 마비되고 있지만 농촌지역은 확진자 발생과 확산이 도시보다 높지 않다. 코로나19로 이윤추구가 주목적인 일반 기업들의 어려움은 실직 등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회적 경제가 더욱 중요시 되고 있으며 활성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25일 온라인으로 열린 '2020 서울혁신주간'에서 지안루카 살바토리 폰테지오네 이탈리아 소셜 사무총장은 팬데믹 이후 사회적 경제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민간기업은 직원과 활동을 축소했고 투자자들도 자본의 이해관계를 지키기에 급급했으나 사회적 경제 분야는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새롭게 일자리를 만들며 10명 중 1명의 근로자가 사회적 기업에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 경제가 대두됨과 동시에 농촌과 농업의 중요성도 높아지며 사회적 농업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회적 문제를 농업과 농촌의 다원적 기능을 활용해 풀어내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사회적 농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은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추진되지만 농업이기 때문에 농식품부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적 농업이 농업 외에 돌봄과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지원할 수 있도록 확대돼야 한다.

변화되고 있는 농촌 환경 속에서 사회적 농업이 미래의 농촌을 이끌어갈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힘을 모아 공익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 각계각층이 관계를 맺고 연계하며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촌을 만들어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자립, 돌봄으로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사회적 농업으로 줄이고 이를 사회적 농업을 위한 재투자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성공적인 사회적 농업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공동체들의 힘이 커져야 한다. 농업을 통한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이끌어갈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농촌지역이 지속할 수 있는 길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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