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초등학교 4학년 이상 중학교 2학년 이하 학생들이 내년 3월 신학기부터 해남을 비롯한 전남지역 농촌학교에서 현지 학생들과 공부하고 생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전남도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은 이달 초 이러한 내용의 '농산어촌유학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전남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을 모집하고, 도교육청은 이들 학생들에게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등 불편이 없도록 지원하게 된다.

유학 온 초등학생은 6개월 이상 학기 단위로, 원할 경우 6학년 졸업까지 농촌학교에서 다니게 된다. 중학생은 2학년까지로 제한된다.

월 80만원의 유학비용도 홈스테이형과 지역센터형의 경우 양 교육청이 3분의 2를 지원하고, 나머지 27만원 정도를 본인이 부담하게 된다. 가족체류형은 농가 임대료 일부를 지원하게 된다. 세 가지 형태 중 서울 학생들이 농가에서 거주하는 홈스테이형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전남에서는 농산어촌유학에 50여개 초중학교가 참여하게 되며, 해남에서도 삼산초와 북일초, 두륜중 등 3개 학교가 포함됐다.

그동안 초·중·고등학생들은 결연을 맺은 학교나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보통 2박3일 정도의 홈스테이 교류를 해왔다. 이러한 단기 교류마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사실상 전면 중단되고 있다. 이번 농촌유학 프로그램이 얼마나 호응을 얻고 정착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다만 서울지역 학생들의 전남 유학은 양 지역 학생들에게 여러 이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학생에게 농촌 환경은 어린 시절의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생태친화적인 교육과 다양한 농촌 경험은 감수성을 높이면서 평생의 기억으로 남게 된다. 흙을 밟으면서 농촌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히게 되고, 제2의 고향으로 삼을 수도 있다.

이들과 함께 뛰어놀고 공부하는 농촌 학생들도 서울에 대한 다양한 간접경험을 하게 된다. 또한 이런 프로그램이 정착되면 학생 수 감소로 위기에 처한 소규모 학교를 살리고 지역 붕괴도 막는 대안이 된다.

이번 시도가 뿌리내리려면 과제도 많다. 서울 학생들이 낯선 시골 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시행과정에서 여러 문제점도 나타날 것이다.

농촌 유학 시도가 도시 학생에게 생태친화적인 환경을 경험하고 농촌의 작은 학교도 살리는 '윈윈'의 취지인 만큼 맞춤형 프로그램과 철저한 준비를 통해 도농의 새로운 성공모델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