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귀 현상에 기약 없이 대기
매물 줄면서 거래가도 꿈틀

60대 A 씨는 최근 두달 동안 집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아들 부부가 고향으로 내려오기로 하면서 가게 달린 집을 내주고 본인이 살기 위해 아파트 전세나 임대를 구하고 있는데 물량 자체가 없다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소 10여 군데를 찾아도 나온 물량이 없는데다, 아파트관리사무소 등을 방문해 사정을 얘기해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입주대기자로 이름만 올려놓고 있는 상황이다.

A 씨는 "12월까지 집을 구하려고 했는데 이런 상황이면 내년 2월까지도 기다려야 할 상황이어서 아들 부부도 짐을 옮기지 못하고 몸만 와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A 씨가 방문한 B 임대아파트는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최근 인기를 끌면서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방문이 이어지며 최근 몇 달 사이 입주대기자만 20명에 이르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소들도 전세와 월세는 물론이고 매매 물건마저 크게 줄어 비상이 걸렸다.

원래 11월과 12월은 2월 발령과 농한기, 겨울방학을 앞두고 1년 중에 매물이 가장 많을 때인데도 올해는 예년과 다른 모습이다.

C 부동산중개업소는 전세와 월세, 매매를 합쳐 12월의 경우 평년에 100개 이상, 지난해 1400세대가 한꺼번에 입주할 당시에는 400~500개의 물건이 있었지만, 올해는 50개 정도에 그치고 있고 이마저도 월세와 전세는 거의 없고 매매 물건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해남에서도 최근 전세난과 월세난이 커지고 있는 것은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한꺼번에 1400세대의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대이동이 모두 끝나 물량 자체가 부족한데다 새 아파트가 많이 지어졌지만 가격이 비싸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럽고 다른 아파트들은 너무 오래돼, 대부분 수요자들이 지어진 지 5년이 안된 아파트 쪽에서 전세나 월세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면에서 농사를 짓거나 생업이 있는 주민들도 아이들의 교육 문제 등 때문에 해남읍에 아파트를 구입해 놓고 출퇴근 하려는 경우가 계속 늘면서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또 세입자가 기존 2년 계약이 끝나면 추가로 2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임대차법과 대출 규제 같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여파로 다주택자의 심리적 위축이 해남에서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난과 월세난이 가중되고 매매 물량도 줄면서 지난해 바닥까지 떨어졌던 아파트 값은 최근 두 달 사이 반등하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과 부동산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공간아파트와 주공아파트를 비롯한 20평형대는 1년 전보다 1000만원 정도 올랐고 우진아파트와 하늘연가 등 30평형대는 2000만~3000만원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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