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이 자유학기제로 운영되고 있는 사물놀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 학생들이 자유학기제로 운영되고 있는 사물놀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 학생들이 쌀강정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 학생들이 쌀강정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 학생들이 해남소방서 문내119지역대를 찾아 직접 만든 음식을 선물로 전달했다.
▲ 학생들이 해남소방서 문내119지역대를 찾아 직접 만든 음식을 선물로 전달했다.

 

명량대첩 자부심 지닌 학교

학교 정문을 들어서니 바로 눈앞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정문 입구 오른쪽에는 체육관이 있는데 체육관 이름도 이순신 장군을 기려 충무관이다.

명량대첩과 이순신 장군의 역사를 전통으로 삼고 있는 우수영중학교(교장 선정규)는 지난 1973년 문을 열었다. 영명중학교가 편입됐다 이후 통폐합됐고 올 1월 45회 졸업식까지 5138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우수영중학교는 학교 표어도 '구국과 승리의 전통에 빛나는 우수영중학교'이다. 충무공의 얼이 깃든 명량대첩의 전승지 전라우수영에 자리를 잡은 우수영중학교는 이 같은 전통을 바탕으로 바른 인성과 창의력을 지닌 미래인재 육성과 모두가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위해 오늘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 학교 복도에 전시되고 있는 학생들의 코로나 예방 포스터.
▲ 학교 복도에 전시되고 있는 학생들의 코로나 예방 포스터.

코로나19 맞서 백전백승

전교생이 58명인 우수영중은 올 초부터 코로나19라는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밀어닥치자 오히려 작은 학교의 강점을 내세워 학생들의 안전과 차질 없는 학업을 최우선으로 놓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고 있다.

우수영중은 3월 학기 초에 구글 클래스룸과 e학습터, ZOOM(화상 수업) 등 온라인 플랫폼을 발빠르게 준비하고 전문 강사연수도 실시해 온라인 학습이라는 코로나19로 바뀐 학교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비해왔다.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13차례에 걸쳐 마스크 7200여장, 학생 1인당 124장을 지급했고 등교수업 이후에는 방역소독과 방역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동영상 제작 대회를 열고 미술교과와 연계해 픽토그램(시각 디자인), 이모티콘, 포스터 그리기 대회를 실시하고 우수작품을 선정해 현재도 학교 1층 복도에 전시하고 있다.

사물놀이, 드론으로 소통!

"덩 더덩 덩덩."

지난 2일 학교 체육관에서는 꽹과리와 징, 장구와 북이 어우러져 사물놀이 한판이 펼쳐졌다. 모두가 치복과 쾌자 등 사물놀이 복장을 입고 준비 대형을 갖추는데만 수십 분이 걸리지만 막상 연습에 들어가니 가락에 맞춰 리듬을 타며 흥겨운 연주가 시작되고 '얼쑤'라는 추임새도 정겹기만 하다. 이날은 1학년 학생들이 웃다리 장단에 맞춰 그동안 배운 웃다리 사물놀이를 10분 동안 쉬지 않고 선보였다. 진지한 표정으로 학생들 모두가 자신이 맡은 파트에서 모든 것을 외워서 틀리지 않고 연주를 해냄에 신기함마저 들었다.

우수영중은 풍물굿패 해원의 이우정 대표를 초빙해 1학년을 대상으로 매주 2시간씩 자유학기제로 사물놀이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2~3년은 사물놀이 예술동아리에 참여한다.

결과적으로 우수영중은 전교생이 사물놀이를 할 줄 아는 셈이다. 사물놀이를 통해 전통문화를 배우고 문화예술 체험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며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며 더불어 나누는 인성을 기르고 있다. 또 해마다 명량대첩축제나 지역행사, 세월호 추모행사에 참여해 사물놀이로 소통하고 있으며 경로당 등을 방문해 지역 어르신들의 마음도 위로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주춤하지만 사물놀이 소리는 끊기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양정민(1년) 학생은 "사물놀이를 배우면 학업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고, 김경미(1년) 학생은 "처음에는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신나고 연주를 마칠 때는 해냈다는 성취감도 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체육관에서는 드론반 학생들의 장기자랑이 펼쳐졌다.

장애물을 설치해놓고 위, 아래, 원을 통과하고 공중에서 4~5회전을 선보인 뒤 책상에 안전하게 착륙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학생들의 특기적성과 진로계발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학생들의 뜻을 반영해 방과후 교실로 드론반을 열었다.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교육에 들어가 이제 석달인데 학생들 실력이 만만치 않다.

이찬영(1년) 학생은 "그동안 접하지 못한 것을 배울 수 있어 신기하다"며 "앞으로 드론 분해와 조립 등의 분야로 진출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드론반 학생들은 완구용 드론 외에도 영상드론을 조작할 수 있고 촬영과 편집도 척척인데 앞으로 학교 홍보영상도 찍고 공모전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마을과 함께하는 프로그램 운영

우수영중은 지난달 17일과 18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쌀강정과 고추장 등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음식을 문내면사무소와 소방서, 보건소, 파출소를 찾아 전달하며 코로나19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달했다.

우수영중은 사물놀이 외에도 학생들이 기타, 우쿨렐레, 바이올린, 플루트 등 1인 1악기를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모든 학교 행사를 학생회가 주관하도록 적극 지원하는 등 학생자치활동의 활성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또 해남에 있는 중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학교 안에 3타석 규모의 골프장을 가지고 있어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학교를 새로 지은 지 5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충무관이라는 큰 체육관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남도교육청의 스마트형 미래교실 사업에 선정돼 인공지능과 원격수업 시설 개선에도 나설 예정이다.

선정규 교장은 "명량대첩과 이순신 장군의 전통을 잘 이어받아 학생은 배움이 즐겁고 교직원은 가르침이 행복하며 학부모는 학교 교육을 신뢰하고 지역사회는 학교와 상생 발전하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충무의 얼이 서린 남해의 요람, 맑은 정기 밝은 슬기 다듬기 위해' 

우수영중은 교가에도 이순신 장군의 애국애족과 기개를 강조한다. 학교를 나가면 상가의 가게 이름도 '우수영', '울돌목', '거북선' 등으로 연결이 돼 있다.

학교 정문 입구에 있는 이순신 장군 상은 단순히 장군 상만 있는 게 아니라 왼쪽에 거북선, 오른쪽에 명량대첩이 새겨져 있다. 이렇듯 '명량대첩'과 '이순신 장군'은 우수영중의 자부심이고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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