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계인 해남지역 2개 특성화고등학교의 위기 상황이 갈수록 절박해지고 있다. 해마다 신입생 모집을 위한 대대적인 유치활동에 나서지만 정원 채우기에 역부족이다.

해남공고는 내년도에 5개 학과에 180명의 신입생을 모집했으나 정원의 74%인 133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건축학과만 20명 모집에 20명이 지원해 간신히 정원을 채우고, 나머지 4개 학과는 절반을 웃도는 데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에는 그래도 정원의 84%를 채웠다.

특성화계열과 일반계열을 갖춘 송지고의 경우는 더 절박한 실정이다. 특성화계열인 경영정보과에 20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절반인 고작 10명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정원의 55%를 채우는 데 머물렀다. 송지고의 이번 모집결과는 도교육청의 학급편성 기준인 12명에도 못 미쳐 학급이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특성화고의 미달사태는 비단 해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농어촌에 위치한 대부분 고교와 대도시의 일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는 여러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중학교를 졸업하는 학생 수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학령인구 자체가 부족하다. 여기에다 인문계를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와 특성화고의 저조한 취업률도 거들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취업률이 더 낮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성화고는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을 살려 특정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졸업 후 적성에 맞는 진로를 개척해 다양한 분야의 기술기능인의 꿈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곳이다.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취업하거나 대학 진학의 문도 얼마든지 열려있다.

이젠 산업 분야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로서 정착하고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병역 우대조건이나 대학 진학시 학비 지원, 야간대학에서 취업과 학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조성해야 한다.

사실 많은 대학 졸업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거나 직장을 얻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 대학 진학 이후에도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은 학과를 '무작정' 선택하는 바람에 중퇴자도 숱하게 나오고 있다. 이들 상당수가 눈을 돌리는 곳이 바로 공무원 시험이다. 크나큰 인력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특성화고를 살려야 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지원할 수 있도록 여건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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