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봉(도예가)

 
 

전라도지역의 도자문화는 한국도자사 중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우수한 전통문화라 할 수 있다.

특히 해남군 산이면 진산리 일대에서 형성된 녹청자라 명명되었던 해남청자는 생산지로서의 중요성 뿐만 아니라 화원면 신덕리 일대가 초기 청자의 발생지로서도 중요한 문화유적지였음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해남청자의 특성을 지리적으로 볼 때 산이면은 화원반도와 영암 삼호반도가 양쪽으로 옹위하고 있는 가운데 고대부터 중국과 활발한 문화교류를 할 수 있는 해상통로의 역할과 영산강유역 문화의 형성은 물론 청자문화와 함께 당시 고대 한반도 남부지역 문화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해남청자의 특성은 사질입자가 많은 조점토로 기물을 만들고 패석회를 매용제로 한 칼슘유약을 시유하여 환원염으로 번조한 자기이다.

해남청자는 고려 초에 독자적인 특성을 가진 한국 최초의 시유자기로 한국도자사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 도자기의 한 장르이다. 고려시대 해남지역은 소박함을 지닌 녹황색 자기인 초기청자의 최대 생산지였으며, 산이반도(국가사적지 제310호)와 화원반도(전라남도 기념물 220호)는 국내 가장 오래된 최대의 청자가마터임이 최근 발굴된 '화원면 신덕리 가마터' 발굴조사와 지난해 해양문화재연구소 특별전 '고려 난파선 해남을 품다'에서 보여주었다.

화원 신덕리 가마터에서는 국내 최대 크기인 50m 이상으로 추정되는 가마의 규모와 황록색 파편들은 최고 수준의 유약색깔로 '중국월주요' 영향을 받은 도공들의 제작기술과 가마 축로기법은 우리나라 청자가 시작된 곳이 해남지역임을 증명해주고 있다. 또한 '고려 난파선 해남을 품다'의 특별전에서는 해남청자의 생산지와 바닷길 운송, 소비양상을 이해하고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해남지역은 우리나라 최초의 시유자기인 초기 청자의 가장 오래된 최대의 생산지였음이 증명되고 있다. 지금까지 발굴되어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귀중한 유물들과 앞으로 지속적으로 수집되어질 유물과 자료들을 보관. 전시하고 보여줄 수 있는 사료관 또는 박물관 시설이 필요하고 도자기 공모전. 박람회, SNS를 통한 '해남청자' 브랜드화에 최선을 다할 때이다.

유형문화재적 소중한 자산을 초기청자의 역사성과 선조의 빛나는 문화유산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